15일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035720)의 주요 서비스가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메신저(카카오톡)부터 교통(카카오T), 결제(카카오페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서비스 중단에 대한민국이 사실상 멈춘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가 됐다.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병)과 잦아진 자연재해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 공유와 소통이 생사와 직결될 수 있는 시기에 일어난 대형 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카카오는 그동안 거듭된 서비스 장애에 대한 지적이 제기돼왔던 만큼 남궁훈 대표와 홍은택 대표 등 최고경영진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 돼 질의를 받게 될 지 주목된다.
박성하 SK C&C 대표 역시 데이터센터 화재 관리를 허술하게 한 데 따른 책임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카카오톡·페이·택시 10시간째 먹통... 대한민국 멈췄다
이날 오후 3시33분쯤 경기도 성남 분당구 SK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46대와 소방관 등 인력 114명을 투입해 오후 11시 46분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이번 화재는 전기실에서 불이 나면서 시작됐으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SK그룹 측이 안전을 위해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을 차단하면서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카카오, 네이버 등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카카오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오후 3시 30분쯤부터 메시지 전송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PC 버전은 로그인이 안되고 있다.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등 대부분의 서비스 접속이 안되고 있으며 다음 포털 역시 메인 페이지 접속만 가능하고 뉴스, TV, 쇼핑 등 대다수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 화재 한번에 속수무책...국민 서비스 운영 자격 있나
카카오의 경우 국민 메신저를 운영하는 회사임에도 서비스 오류가 빈발하고 있어 핵심 부가통신사업자로서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카카오톡은 올해 2월과 7월에도 시스템 장애로 큐알(QR) 체크인 오류와 선물하기 오류가 발생했다. 이달 4일에도 18분 간 메시지 수신, 발신과 PC 버전 로그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네이버의 서비스 장애 건수는 38건, 카카오는 19건에 달했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 화재가 났다고 거의 모든 기능이 장시간 멈추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같은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네이버는 일부 서비스만 장애가 나타났고 일부는 빨리 복구 됐다.
국내 정보보안업체의 한 전문가는 "유사시 백업 시스템이 전혀 작동을 안한 것인데 신생 스타트업도 데이터 관리를 이렇게 하진 않을 것"이라며 "전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이 데이터 관리를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네이버의 경우 메인 서비스 서버를 춘천의 자체 데이터센터에 보관하고 일부를 판교 등에 분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도 데이터센터 여러곳을 이용하지만 데이터량이 워낙 많아 복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카카오의 남궁훈·홍은택 대표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기정통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지도 주목된다.
2020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카카오는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제대로 이행했는지 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 2014년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뭐가 달라졌나
2014년 발생한 과천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각종 재난을 대비한 보호 조항이 신설됐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카드, 삼성생명 등의 전산 업무를 도맡았던 삼성SDS 데이터센터에선 2014년 4월 화재가 발생해 10층 건물이 전소, 금융 계열사의 홈페이지 접속이 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전국 데이터센터 3분의1 이상이 화재나 지진 등 재해·재난에 대비한 시설보호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정부는 안전 운영 매뉴얼을 만들도록 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SK C&C의 박성하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박 대표 역시 국회 과기정통위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