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커넥트, 모바일게임 어비스리움 日 앱스토어 인기 순위 3위 기록 '역주행'./ 위메이트커넥트 제공

복잡한 조작 없이 게임을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시청'할 수 있는 방치형 게임(Idle Game)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쟁을 통한 무리한 과금이나 스트레스 없이 힐링하는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콘텐츠 개발 난이도가 낮아 소규모 개발사의 접근성이 좋고, 돈버는(P2E) 게임으로 확장하기 쉬운 장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게임 업계가 방치형 게임의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유다.

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방치형 게임은 특별한 조작법이나 복잡한 전략 없이 자동으로 사냥 등 플레이가 진행되는 게임을 말한다. 클릭 몇 번이면 게임이 알아서 진행돼 방치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게임 조작 방식이 간단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마치 영화를 보듯이 편하게 게임을 관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1990년대 일본 인기 게임 '다마고치'가 원조 방치형 게임으로 꼽힌다. 다마고치는 휴대용 기기 버튼 3개로 먹이 주기, 놀아주기, 배설물 치우기를 반복하며 반려동물을 키웠던 게임이다.

방치형 게임 이용자는 모바일 게임 배경을 돌아다니면서 단순한 클릭을 통해 재화를 얻게 된다. 또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을 때도 자동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재화가 쌓인다. 이를 통해 집을 꾸미고 게임 내 캐릭터를 획득해 친구를 만들 수 있다. 게임사는 반복된 클릭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일명 '노가다'를 줄여주는 추가 인앱결제와 재화 획득을 위한 광고 시청에서 나오는 광고비로 수익을 얻는다.

원조 방치형 게임 '다마고치'./ 반다이 제공

방치형 게임은 초기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PC나 콘솔과 비교했을 때 복잡한 조작이 상대적으로 어려우며 언제 어디서나 이동 시 휴대 가능한 스마트폰의 특성이 방치형 게임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직원 수 4명에 불과했던 인디게임사 마나바바가 2015년 처음 출시해 6개월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던 모바일 게임 '거지 키우기'가 대표적이다. 구걸하는 거지를 키우는 이용자가 클릭을 통해 한 푼씩 돈을 모으고, 함께 구걸하며 자동으로 돈을 모아주는 '알바'를 고용하며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구매해 부자가 된다는 단순한 내용의 게임이다. 개발자 3명이 2014년 만들어 전 세계 다운로드 600만건 이상을 기록한 '개복치 게임' 역시 대표적인 방치형 게임이다.

최근 위메이드커넥트의 방치형 게임이 다시 인기를 끄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위메이드커텍트가 지난 2016년 내놓은 방치형 게임 어비스리움은 최근 일본 시장에서 일일 활성 이용자수(DAU)가 급증하면서 역주행하고 있다. 일본 앱스토어 무료 부문에서 인기 순위 100위권 밖에 머무르던 이 게임은 지난 4일부터 인기 순위가 급상승하면서 지난 8일 인기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어비스리움은 특별한 조작 없이 클릭만으로 다양한 어종을 모으고 교배하며 수족관을 꾸미는 게임이다. 최근 미피 등 캐릭터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 진행뿐 아니라 방치형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출시 7년차 게임이 다시 게임 이용자의 관심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국산 게임으로는 최초로 퍼블리싱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된 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 역시 전형적인 방치형 게임이다. 네오위즈는 11일 자회사 하이디어가 개발한 고양이와 스프가 넷플릭스를 통해 오는 11월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고 밝혔다. 고양이와 스프는 다양한 고양이를 배치해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며 이들이 휴식하고 요리하는 모습을 이용자가 지켜보는 게임으로, 출시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2700만건을 넘기는 등 인기를 얻었다.

넵튠의 자회사 플레이하드도 자사의 방치형 시뮬레이션 게임 2종 '고철상팩토리'와 '억만장자 키우기'가 누적 매출 30억원을 달성했다고 12월 밝혔다. '고철상팩토리'는 자동차, 중장비 등 폐차량을 부수고 가공을 통해 재판매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게임이다. '억만장자 키우기'는 사업체 운영으로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이다.

네오위즈의 게임 '고양이와 스프'./ 네오위즈 제공

방치형 게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별다른 플레이 없이 게임 속 세상을 구경할 수 있는 '힐링 게임'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제시되는 미션과 이용자 간 경쟁 등을 통해 강한 몰입을 요구하는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등 게임과 문화에 피로를 느낀 이용자가 '스트레스 없는 여유로운 여가' 수단으로 방치형 게임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또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워 영세한 인디 게임사부터 대형 게임사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다양한 방치형 게임이 창작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MMORPG 게임 등과 비교했을 때 방치형 게임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그래픽 기술 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고양이와 스프 개발사 하이디어 역시 1인 개발자 회사로 네오위즈가 지난해 200억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게임업계에 P2E 게임 개발 열풍이 불면서 P2E 플레이 방식을 적용하기 용이한 방치형 게임 장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P2E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개념이다. 게임을 즐기면서 얻게 된 보상을 이용자는 가상화폐나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받고 현금화할 수 있다. P2E 게임 이용자는 최소한의 시간을 투입해 많은 게임상 재화를 얻고자 하는데, 특별한 조작이 없어도 게임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방치형 게임이 P2E 게임에 특화된 장르로 여겨지고 있다. 위메이커넥트와 네오위즈는 자사 방치형 게임에 P2E 요소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엠게임은 2005년 흥행했던 역할수행게임(RPG) '귀혼'을 개발사 레트로퓨처를 통해 모바일 방치형 P2E 게임 '소울세이버: 아이들 세이버스'로 다시 개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치형 게임의 특징은 편리성 그리고 이와 배치되는 '노가다'식 반복 플레이로, 이는 P2E 게임의 특성과 동일하다"라며 "특히 방치형 게임은 대체로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하고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 재미를 선사하는데,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친다는 P2E 게임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