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영업이익 합계가 올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구독서비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 상승세가 컸고 우려됐던 5G 중간요금제의 영향이 적었던 탓으로 분석된다. 다만, 5G 가입자 증가세 둔화와 정부의 28㎓ 설비투자 의지 등이 남아있어, 4분기에도 이러한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분기 통신 3사 영업이익 합계는 1조1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 늘어난 14조3392억원으로 추정된다.
◇통신3사, 신사업 호조에 영업익 '맑음'
각 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은 3분기에 매출 4조3655억원, 영업이익 456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수치다.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작년 11월 SK스퀘어를 인적분할했기 때문에 연결 자회사들의 매출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KT는 매출 6조4427억원, 영업이익 44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각각 3%, 16% 증가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310억원, 영업이익 2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0.4% 감소하는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SKT는 구독 서비스 'T우주' 호조가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T우주 가입자 최근 130만명을 돌파했는데 올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2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T우주의 총 상품 판매액(GMV)은 2600억원을 기록했는데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어 3분기 매출 기여도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AI컨택센터(AICC) 등 대형 사업 위주로 수주를 달성하는 등 매출을 키우고 있다. 콘텐츠 사업도 미디어 밸류체인을 완성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3분기에는 콘텐츠 부문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효과로 선전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IPTV 시장 내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서비스 제공이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G 가입자 증가 둔화, 망 설비 투자로 '먹구름'
다만, 3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4분기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5G가입자 증가세 둔화다. 5G 요금제는 LTE 요금제보다 가격이 비싼 만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기여도가 높고 수익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연초 5G 가입자 수는 2150만명 가량이었으나 8월 말 기준 2571만명에 그쳤다. 연내 3000만명 가입을 목표로 했는데 연말까지 2개월 남은 상황에서 목표치를 채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5G 가입자 증가율도 올해 1월 3.11%에서 지난 8월 2.31%로 낮아졌는데, 작년에 3~4%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꺾인 모습이다.
5G 중간요금제 반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통신사들이 중간요금제를 지난 8월 말 출시해 3분기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 5G 중간요금제 가입자에 대한 실적 반영이 4분기부터 적용될 경우, 영업이익 하락에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5G 중간요금제가 기존 LTE 가입자를 유인하는 '업셀링' 효과가 있어, 오히려 수익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통신3사 기지국 등 설비투자비(CAPEX)는 보통 4분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연말까지 지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특히 통신 3사의 28㎓ 5G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률이 11%대에 불과해, 통신사들이 올해 하반기에 역대급 망 장비 투자를 단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통신사의 28㎓ 기지국 의무구축 수량은 약 1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5G 주파수 할당 조건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과기정통부가 시정명령 등을 통해 통신사에 기지국 추가 구축을 지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좋다고 해서 올해 마냥 좋기만 한 상황은 아니다. 상반기 대비 대체로 영업이익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5G 중간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전기료, 물류비 상승 등도 기타 영업비용의 증가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