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콜(호출) 공유를 놓고 모빌리티 플랫폼과 기존 전화콜 대리운전 업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콜 공유는 중개 프로그램 업체를 인수한 플랫폼이 기존 대리기사와 대리 콜을 공유하는 걸 말한다.
12일 대리운전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는 중소기업적합업종 대리운전업에 대한 실무위원회에서 티맵모빌리티와 중계 프로그램사 간 콜 공유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동반위는 오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콜 공유와 관련된 최종안을 결정한다. 다만 업체 간 이견이 커 최종 결정안이 발표된 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반위는 지난 5월 전화콜 대리운전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대기업의 중개 프로그램 업체 인수와 대리운전 시장의 콜 공유 문제 등을 담은 부속안에 대해서는 결정을 유보했다. 업체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오는 14일 실무위를 열고 본회의에 상정할 최종 안건을 결정할 계획이다"라며 "대리운전 관련 대·중소기업과의 간담회를 여러 차례 진행했고, 민주노총 전국대리운전 노조와도 별도의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청취했다"라고 했다.
국내 대리운전 업계는 소비자로부터 걸려 온 전화 대리 요청을 처리하는 전화콜 업체와 그 요청을 대리기사에게 중개하는 프로그램 업체, 이용자의 차를 운전하는 대리기사로 구성돼 있다. 전화콜 업체는 전화번호 앞자리가 1544, 1577, 1588 등으로 시작하는 곳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전화콜 업계 1위는 1577 대리운전으로 카카오가 지난해 8월 인수했다.
중개 프로그램 업체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대리운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화콜 업체의 호출을 대리기사에게로 연결하는 역할이다. 지난 6월 티맵이 인수한 로지소프트가 업계 1위다. 업계 2위 콜마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019년 인수했다.
카카오에 이어 티맵이 프로그램 업체를 인수하면서 전화콜 업체를 중심으로 한 대리운전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플랫폼이 대리운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동반위는 지난 5월 전화콜 대리운전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법으로 보호하기로 했다. 프로그램 업체를 인수하고 플랫폼 내 대리기사 모집은 가능하지만, 전화콜 업계로 플랫폼의 진출을 막은 것이다.
논란은 동반위 논의 과정에서 티맵이 인수 기업인 로지의 대리 콜을 공유할 수 있는지를 놓고 전화콜 업체와 플랫폼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티맵은 부족한 대리기사를 늘려 대리 콜 처리율을 높이기 위해 콜 공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한국플랫폼운전자노동조합,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등은 티맵과 로지의 콜 공유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티맵 대리가 콜 공유를 활용해 성장할 경우 전화콜 기반 대리운전 시장 사용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여전히 전체 대리운전 요청의 80%가 전화콜에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와 티맵에 이중 잣대를 요구하는 건 불공정하다는 주장도 있다. 카카오의 경우 이미 콜마너, 카카오T 앱 대리와 1577 대리 콜을 수년간 공유하고 있는 만큼 티맵의 로지 콜 공유만 제한할 경우 불공정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티맵의 콜 공유를 동시에 제한하거나 함께 허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동반위가 티맵의 콜 공유만 제한할 경우 특정 기업의 시장 독과점을 방치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라며 "플랫폼과 전화콜 업체, 대리기사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일관되고 공정한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콜 공유는 대리기사의 호출 선택권과 관련이 있는 만큼 개별 기업이 결정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