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업계가 지난해 연봉 인상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 장르 다변화를 넘어 인공지능(AI), 가상 인간(버추얼 휴먼),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등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규 인력 채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1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컴투스, 웹젠 등은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과 채용 연계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실적 부진과 인건비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도 우수 인력이 게임 산업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인재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2일까지 신입사원 공개 채용 지원서를 받고 있다. 모집 분야는 게임 엔진 개발과 게임 개발, 서비스 플랫폼 개발, 게임 기획, 게임 사업, 모바일 앱 개발 등 17개 부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기준 게임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고 있다. 신입사원 초봉은 개발직군 5500만원, 비개발직군 470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최소 보장 조건이다. 엔씨소프트는 전문성이 보장될 경우 더 높은 초봉을 제공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과 함께 AI 비전, 스피치, 언어 관련 인재도 적극적으로 채용 중이다. 게임을 넘어 AI, 가상현실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겠다는 전략 중 하나다. 엔씨소프트는 가상 인간과 관련된 사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인재 확보에 나섰다.
넥슨은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채용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채용 한파가 거센 상황에서도 하반기에만 세 자릿수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넥슨의 채용형 인턴십 프로그램인 넥토리얼은 넥슨코리아, 넥슨게임즈, 넥슨네트웍스, 니트로스튜디오 등 4개 법인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모집 분야도 게임 프로그래밍, 엔지니어, 게임사업, 경영지원 등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넥슨은 인턴십 프로그램 중 능력과 자질을 확인한 경우 인원 제한 없이 모두 정직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넥슨 넥토리얼은 지난 4일 지원자 모집을 마감했는데 현장 실무 경험과 함께 정규직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받을 수 있어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젠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넥슨과 동일하게 채용 연계형으로 인턴십을 진행한다. 또 정규직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한다. 특히 웹젠이 개발 중인 핵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컴투스그룹은 컴투스홀딩스, 컴투스, 컴투스플랫폼, 컴투버스 등 4개 그룹사가 동시에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컴투스는 글로벌 종합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블록체인, 메타버스, 콘텐츠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번 공채에서도 관련 인재를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게임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결국 우수한 인력이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게임 산업은 생산 시설이 있는 제조업과 달리 개발 역량을 가진 인재가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인건비가 부담되지만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서는 인재 채용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며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에서 인재는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