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국제인쇄회로기판(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쇼 2022)’에 참가,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두 회사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히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기술 소개에 중점을 뒀다.
20일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따르면 KPCA쇼 2022는 국내외 기판, 소재, 설비 업체가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판 전시회로,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국내 가장 큰 반도체 기판 기업인 삼성전기는 이번 전시회에서 고성능, 고밀도, 초박형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소개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한다.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 등에서의 반도체 성능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판도 내부 층수 증가, 미세회로 구현, 층간 미세 정합, 두께 슬림화 등 기술 난도가 증가하는 중이다.
삼성전기는 서버용 FC-BGA로 대표되는 고성능 기판에 집중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을 플립칩 방식으로 연결한 것으로 전기・열적 특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전기 신호 교환이 많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사용된다. 서버용 FC-BGA의 경우 기술 난도가 가장 높다.
서버용 FC-BGA는 고속 신호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면적이 일반 기판의 4배쯤인 75×75㎜에 달한다. 내부 층수도 일반 제품과 비교해 2배인 20층을 구현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전시회에 소개한 서버용 FC-BGA를 올해 말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 모바일 정보기술(IT) 기기용 초소형 고밀도 반도체기판도 전시했다. 반도체기판 내부에 들어가는 내부 지지층(코어)를 제거해 두께를 기존 제품에 비해 50%나 줄인 것이 특징이다. 플립칩(FC)-칩스케일패키지(CSP)와 패키지 기판 위에 여러 개 반도체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부품을 내장한 시스템인패키지(SiP)를 소개했다.
삼성전기는 시스템온서브스트레이트(SoS)도 선보였다. SoS는 2개 이상의 반도체 칩을 기판 위에 배열해 통합 시스템을 구현하도록 초미세화 공정을 적용한 패키지기판이다. 일반적으로 통합칩(SoC)은 CPU, GPU 등 반도체를 하나로 묶은 것인데, 서로 다른 반도체의 미세화, 공간 활용 등의 기술 난제가 있다. SoS는 이런 다양한 반도체를 하나의 기판에 올리고, 미세한 재배선 기술로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린 차세대 기술이라는 게 삼성전기 설명이다.
LG이노텍은 정철동 사장의 개회사로 KPCA쇼 2022의 문을 열고, 내년 양산 예정인 FC-BGA 신제품을 첫 소개했다.
LG이노텍은 AI, 디지털트윈 등 다양한 디지털전환(DX)기술을 FC-BGA 개발 공정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제품 성능에 치명적인 ‘휨현상(제조과정에서 열과 압력 등으로 인해 기판이 휘는 현상)’을 최소화했다. 제조 공정에 적용된 AI 시뮬레이션은 기판 회로 물질의 성분비, 설계 구조 등을 눈 깜짝할 사이에 조합하고 파악해 ‘휨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낸다.
또 FC-BGA에서 코어를 제거한 ‘코어리스’ 기판, 얇은 코어, 두꺼운 코어 기판 등 용도에 따른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LG이노텍은 업계 최초로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용 기판에 적용했던 코어리스 기술을 FC-BGA에도 적용했다.
최신 모바일용 무선통신 프론트엔드 모듈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메모리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판도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RF-SiP 기판, FC-CSP, CSP 기판도 전시했다.
통신용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RF-SiP는 미세회로, 코어리스 등 초정밀·고집적 기술과 신소재가 적용돼 기존 제품 대비 두께와 신호 손실량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스마트폰 내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5G 신호의 전달 효율 역시 극대화된다.
역시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칩온필름(COF)과 2메탈 COF, 칩온보드(COB) 등도 내세웠다. COF와 2메탈 COF는 스마트폰, TV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과 메인기판을 연결하는 제품이다. COB는 신용카드과 여권 등에 사용되고 있다. COF의 경우 LG이노텍의 초미세공법이 적용돼 고해상도 및 얇은 배젤의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 최근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수요가 증가하는 중이다.
손길동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 전무는 “글로벌 시장 선도 역량을 바탕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중심에서 PC/서버, 통신/네트워크, 메타버스, 자동차 등으로 기판소재 사업 분야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라며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기판소재 신제품을 지속 선보여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