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서 식물을 열심히 키우는 이른바 '식물 집사'의 시대가 열렸다.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녹색 식물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생긴 우울증이나 무기력증)를 이겨내는 데 힘이 됐다.
식물 집사의 증가는 함께 사는 식물의 가치도 키우고 있다. 집에서 식물을 가꾸는 홈가드닝 시장을 조준한 신제품도 속속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식물재배법을 알려주는 앱이나 식물 친화형 호텔이 등장하는가 하면, 식물집사를 겨냥한 가정용 식물재배기 판매도 눈에 띈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도 그런 경향이 나타났다.
LG전자 1호 사내 독립기업(CIC)인 스프라우트 컴퍼니가 만든 식물가전 '틔운'과 '틔운미니'가 유럽에 진출했다. IFA 2022 LG전자 전시장 한켠을 당당히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틔운 시리즈는 발광다이오드 조명과 자동온도조절, 순환급수 시스템으로 식물이 생장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와 습도, 물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유럽의 '연쇄살식(植)마'들에게도 틔운은 매력적인 가전이 아닐 수 없다.
틔운을 한참 쳐다보던 독일인 여성 관람객은 틔운을 본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IFA 2022가 열리고 있는 메세 베를린 인근에 산다는 이 관람객은 기자에게 "지금까지 여러 식물재배기를 봤지만, 이렇게 디자인적으로 완벽한 기기는 처음이다"라며 "출시되면 바로 구입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남성 관람객은 "건강 때문에 채소를 많이 먹는데, 매우 유용할 것 같다"라며 "꽃을 키워도 보기가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틔운 미니가 집에 있다는 기자의 말에 이 관람객은 "아주 부럽다"라며 "얼마에 구입했냐"라고 되물었다.
LG 틔운은 LG전자의 1호 사내독립기업(CIC) 스프라우트컴퍼니가 개발한 제품이다. 식물을 길러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복잡한 식물 재배 과정을 대부분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LG 틔운 내부 선반에 씨앗키트를 장착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은 문을 닫기만 하면 된다. 너무 잘 자라나기에 가지치기를 해줄 때를 제외하고는 꽃이나 채소 등 원하는 식물을 마음껏 키울 수 있다.
LG 틔운 미니는 별도 문이 없는 개방형 구조를 갖고 있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감상할 수 있다. 제품 상단의 발광다이오드(LED)조명으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공간에서도 식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한다. 식물이 어느 정도 자라면 제품 하단에 수납돼있는 연장막대를 설치해 LED 조명의 높이를 보다 높게 조절할 수 있다.
틔운과 틔운 미니는 씨앗, 배지 등이 일체형으로 담겨 있는 씨앗키트를 사용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 특히 씨앗키트는 흙을 사용하지 않아 흙먼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꽃, 허브, 채소 등 재배할 수 있는 식물 종류가 다양하다.
LG전자의 기기 연결 통합 플랫폼 LG 씽큐 앱을 통하면 틔운 기기 내 물 수위나 온도가 식물이 생장하는 데 적합한 상황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LED 조명이 켜져 있는 시간, 조명의 밝기 등도 조절할 수 있다. LED는 무드 조명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플랜테리어(Planterior) 역할도 한다. 틔운 미니의 경우 씨앗키트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의 무게가 2.3kg으로 가벼워 제품을 여기저기 집안 분위기에 맞게 옮길 수 있다.
유럽에 처음 소개된 LG 틔운 시리즈의 유럽 시장 출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고정관념을 깬 반려식물이라는 LG 틔운의 차별화된 고객경험이 IFA를 찾은 유럽 고객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IFA 2022에는 LG 틔운 외에도 여러 식물재배기가 등장했다. 프랑스 기업 베리테이블이 소개한 식물 재배기는 5개 형태의 제품으로 구성된다. 제품 가운데에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식물 재배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제품도 있다. LED와 영양제, 물로만 식물을 키운다는 점은 LG 틔운과 비슷하다. 허브 30종을 포함, 꽃, 열매 등 다양한 식물을 기를 수 있다.
그린 베를린이라는 기업도 식물재배기를 내놨다. 앱으로 식물의 생장 상태를 관찰할 수 있으며, 재배 방식 역시 틔운과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