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전략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부회장은 유럽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2에서 1일(현지시각) 국내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를 열고 "곧 실천할 수 있고 달성 목표가 뚜렷한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삼성전자가 아직 공식 선언하지 않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인 'RE100(2025년까지 제품 생산 등에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는 전략)' 동참을 선언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재생에너지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RE100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앞서 지난 7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는 "현재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포괄적인 중장기 환경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라며 "조만간 세부 계획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한 부회장은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던 건 '그린워싱'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린워싱은 실제 친환경이 아님에도 그러는 것처럼 위장하는 기업 행태를 의미한다. 한 부회장은 구체적인 RE100 가입 시기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의 큰 비전 발표를 앞두고 있어 그때 자세한 내용을 밝힐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한 부회장은 9년 만에 시장에 재진출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해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다"라며 "(한국) 소비자가 찾고 원한다면 OLED TV 라인업과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OLED TV를 시장에 출시했지만, 당시 제품력 문제로 1년도 되지 않아 사업을 접었다. 그러는사이 LG전자가 OLED TV 사업화에 성공, 10여년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에 성공한 퀀텀닷(QD)-OLED 패널을 공급받아 9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재진출을 알렸다. 현재 삼성전자 QD-OLED TV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만 출시됐고, 국내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부회장은 "TV용 QD-OLED 생산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라며 "국내 소비자들이 OLED TV를 찾는다면 생산능력을 높여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제한적인 패널 공급의 해결책은 화이트(W)-OLED 패널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이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족한 생산능력을 LG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연간 1000만대 가량의 TV용 OLED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0분의 1 수준인 연간 100만대의 패널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의 협상은) 경제상황 악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류 차질 등으로 현재 소강상태다"라며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이 나오면 바로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올해 삼성전자 IFA 2022의 가장 큰 전략은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의 대중화다. 한 부회장은 "올해는 스마트싱스 대중화의 원년이다"라며 "단순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 아니라 '통합된 연결 경험'으로 개념을 확장 할 것이다"라고 했다. 전 세계 스마트싱스 가입자는 2억3000만명 수준으로, 한 부회장은 "전략이 성공할 경우 가입자 수가 5억명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한 부회장은 글로벌 가업기업 연합체인 HCA(홈연경설연합)와 관련해서도 이번 IFA 2022 기간에 유의미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CA의 회장사로 있다.
이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사용자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개인 맞춤형 가전 환경을 구성할 수 있는 진일보한 '스마트싱스'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복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한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어렵지만 투자를 지속하고, 고용을 늘려 경제에 보탬이 되라'라는 것이다"라며 "(사업 관련) 구체적인 지시보다는 사업하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게 격려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멈춘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건에 대해서는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해 광범위하게 살펴보고 있고, 많은 진척도 있었다"라며 "업종과 사명을 밝히진 못하지만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