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내 스마트폰 e심(eSIM) 사용 서비스 개시를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역점에서 시민이 KT의 e심 활용 요금제인 '듀얼번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9월 1일부터 KT와 S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와 알뜰폰사에서 스마트폰 e심 서비스 가입이 가능해진다. e심이 내장된 스마트폰은 유심과 e심을 이용해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2개의 전화번호를 개통하는 '듀얼심' 기능도 지원한다. /뉴스1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가 9월 1일부터 1개의 단말기로 2개의 번호에 가입할 수 있는 ‘e심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듀얼심 특화 요금제’ 신고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의 듀얼심 요금제의 월정액은 모두 8800원이다. KT(8800원)를 포함한 이동통신 3사 듀얼심 요금제의 가격은 모두 동일하게 됐다. 다만, 통신사마다 제공하는 데이터양과 서비스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31일 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e심 서비스 도입에 맞춰 듀얼심 특화 요금제 신고서를 지난 29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요금제안을 심의 받아야 하는 유보신고제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접수 뒤, 공정경쟁과 이용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판단해 최대 15일 안에 심의 여부를 통신사에 통보해야 한다. SK텔레콤의 듀얼심 특화 요금제는 늦어도 9월 중순쯤에는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도 이날 오후 늦게 요금제 신고서를 제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월 8800원의 요금제로 설계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듀얼심 요금제는 유심 요금제의 데이터를 e심으로 번호로 공유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신고제 대상으로 신고만 하면, 즉각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

앞서 KT는 지난 28일 듀얼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e심 가입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기존 물리적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심 전용 요금제로 데이터 1GB를 제공하며, 소진 시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e심은 당장 내일부터 가입할 수 있으며 통신사의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며 “2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듀얼심 요금제의 경우, 신규 가입이나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요금제로 8800원 요금보다는 요금제의 데이터양, 기능 등으로 경쟁하는 것 같고 ‘락인 효과’를 기대하는 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9월 1일부터는 유심과 e심 중 원하는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다. e심은 유심과 마찬가지로 무선 통신 가입자의 식별 정보를 담는 모바일 신분증 역할을 하지만,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내려받기 때문에 유심처럼 물리적 교체가 필요하지 않다. 심 배송 과정이 없어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비대면 개통이 가능하다.

eSIM 개통 화면 /과기정통부 제공

이번 e심 도입으로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심’을 통해 하나의 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두 개의 번호를 개통할 경우 통신사를 달리해 가입할 수 있으며, 선택약정 요금 할인도 각각의 개통 건에 적용된다. 다만, 대포폰 등 부정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한 사람의 명의로만 듀얼심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 갤럭시Z폴드4·플립4, 애플 아이폰XS 시리즈부터 e심 사용이 가능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듀얼심으로 인한 010 번호 수요 증가에 대비해 번호 사용률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이통사 간 번호 공동사용 제도를 활용할 예정이다”라며 “정부 보유분을 신규로 부여하는 등 번호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번호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해나갈 계획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