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뉴스1

최태원 SK(034730) 회장이 지난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신사옥 ‘1784′를 방문했다. 최 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도 만나 메타버스 등 사업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양사 내부에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만큼 조용히 이뤄졌다.

29일 IT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초 네이버 신사옥인 1784를 찾아, 건물 곳곳을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1784는 국내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특화망(이음5G) 서비스를 상용화한 건물이다.

이음5G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아닌 일반 기업이 직접 5세대 이동통신망을 구축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지난해부터 4.7㎓와 28㎓ 대역을 이음5G 전용 주파수가 할당됐다. 1784 건물 내에 있는 로봇들은 초저지연·실시간으로 자율주행 경로가 제어되며, 정보도 즉각 공유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1784 건물을 꼼꼼하게 둘러본 것 같다”며 “2019년 SK 서린사옥도 20년 만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 바 있고, SK텔레콤 본사 사옥도 노후화 된 만큼 리모델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첨단 IT 기술이 도입된 1784에 대한 관심이 컸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최 회장과 최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한 협력도 논의했다. 최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의 ‘메타버스 유치전’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2018년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현재 전 세계 3억2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SK도 지난해 ‘이프랜드’라는 이름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범했다.

최 회장은 평소 IT, 플랫폼,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00년대 대기업과 IT 벤처 기업인들의 모여, 상생·협력 모델 발굴을 연구한 ‘브이소사이어티’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