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꿈의 화질'로 불리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의 판매 확대를 노린다. 110인치 단일 제품으로 시장 대응이 더디다고 판단,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89·101인치 제품의 본격적인 판매를 추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89인치 제품의 국내 전파인증을 받았고, 최근 101인치 제품의 전파인증도 완료했다. 전파인증은 국내 시장에 전자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마이크로 LED TV 제품 라인업 확대·판매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는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이 제품들의 국내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25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LED 소자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에 장착되는 미니 LED 또한 작은 소자를 사용해 개념이 비슷해 보이지만, 마이크로 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自發光) 특성을 지니고 있어 액정(LC)이 필요 없다. 오히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유사한 형태다.
마이크로 LED가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명암비, 응답속도, 색재현율, 시야각, 밝기, 최대 해상도, 수명 디스플레이의 모든 면에서 기존 LCD보다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 이런 특성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두 회사 각각 '더 월'과 '매그니트'라는 상업용 사이니지(공공장소 등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가정용으로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지난해 초 내놨다. 이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초대형 고화질 TV 시장을 동시에 선점하려는 게 삼성전자의 의도다. 저변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는 89인치, 101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2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89인치 제품은 세계 최초의 100인치 이하 마이크로 LED TV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9인치 마이크로 LED TV의 생산을 오는 9월 베트남 공장 등에서 시작한다.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전자·IT 전시회 IFA에서도 실제 제품을 전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가격은 기존에 알려진 89인치 8만달러(약 1억원), 101인치 9만달러(약 1억2000만원)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9인치 제품의 경우 환율과 시장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1억원 미만으로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89인치와 101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기존 판매 중인 110인치 제품과 다른 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 등에서 이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처럼 디스플레이 유리 기판을 하나의 큰 통판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태블릿 PC 화면 크기인 12.7인치 기판 여러 장을 타일처럼 붙이는 형태로 제작한다. 대만 AOU가 마이크로 LED TV 패널용 저온폴리실리콘(LTPS)-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을 공급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 생산라인 확보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의 마이크로 LED TV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상업용 수요가 늘면서 가정용 생산 배정이 늦어졌다. 그러나 최근 멕시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이 가정용 제품 생산을 맡게 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를 경쟁 회사의 OLED TV를 뛰어넘는 초고화질 TV 제품군으로 설정한다. 상업용에 무게추를 뒀던 판매 전략은 89·101인치 출시를 계기로 가정용에도 방점을 찍는다. TV 수요 둔화에 맞선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70~80인치 시장은 미니LED TV인 '네오 QLED'로, 그 이상의 초대형 TV 시장은 마이크로 LED TV 브랜드인 '마이크로 LED'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