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인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우수한 인력 확보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4200명 넘는 반도체 인력을 채용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설비 분야와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 채용을 큰 폭으로 늘리기로 했다.
22일 삼성전자 2022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11만7904명으로, 이 가운데 DS부문 임직원 수는 58%에 해당하는 6만81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6만1683명 대비 1년 만에 6438명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는 6개월 만에 4219명이 신규 채용됐다. DS부문 임직원 수는 분기마다 최고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반도체 인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을 기록한 지난 2017년부터 매년 3000~4000명을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5년간(지난해 말 기준) 신규 채용한 반도체 임직원은 1만9620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인력 채용 대부분은 생산직과 연구직으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완공한 평택 반도체 2공장(P2)에서 근무할 생산직 인력이 가장 많았고 연구직, 관리직 등이 뒤를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만큼 인력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인력 채용에 속도를 내는 건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우수한 인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시설 투자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장치산업이지만, 반도체를 생산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는 우수 인력이 필수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그만큼 인력난은 심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반도체 인력난을 분석하면서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50만명의 반도체 인력이 필요하다"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 인력을 꾸준히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장 생산 효율을 높이고 인력 운영을 바꾸기 위해 올해 하반기 설비 분야에서만 3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또 DS부문 사장단이 직접 국내 대학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우수 인력을 확보한다.
삼성전자는 석·박사급 R&D 인력을 선점하기 위해 오는 24일까지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등 5개 대학의 석·박사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T&C(테크앤드커리어)포럼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T&C포럼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부터 해외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글로벌 채용 설명회로, 올해부터는 대상을 국내 대학으로 확대했다.
한편 반도체 인력 확보에는 평소 인재 중심 경영을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반도체·배터리·바이오·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인재의 선제적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인재 투자는 아끼지 말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