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북2 프로. OLED 패널을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태블릿과 노트북, PC 모니터 등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 세계 생산 면적이 2025년이면 여의도 면적만큼 커질 전망이다. 액정표시장치(LCD) 일색이던 시장이 OLED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 선두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거듭 생산역량을 확대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도 IT용 OLED를 강화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IT용 OLED의 생산 면적은 올해 223만㎡에서 3년 뒤인 2025년에는 지금의 2배 수준인 443만㎡로 넓어질 전망이다. 한강 둔치를 포함한 여의도 면적이 450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버금가는 면적을 연간 생산해 내는 것이다. 2025년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 중 IT용 OLED 생산 면적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넓고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일본 JOLED 순으로 관측된다.

애플의 첫 OLED 아이패드에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보이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 시장 대응 차원에서 충남 아산캠퍼스의 A3 생산 라인 일부를 IT용으로 전환한다. 주로 모바일용 OLED를 생산하던 것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이어 2024년에는 TV용 패널도 생산이 가능한 크기의 8세대(2200×2500㎜) 패널 라인이 본격 가동된다. 그렇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OLED 생산면적은 올해 138만㎡에서 2025년 269만㎡까지 확장된다.

지난해 IT 제품군이 포함된 중소형 OLED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LG디스플레이 역시 생산능력을 높이는 중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부터 IT용 제품을 만드는 E6-4 생산라인이 돌아가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5만㎡였던 LG디스플레이의 IT용 OLED 생산면적은 3년 뒤 3배 늘어난 75만㎡로 확대된다.

중국 BOE의 경우에도 IT용 OLED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BOE는 애플 아이폰14의 패널 공급사로 선정된 것과 더불어 IT용까지 아우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 중이다. BOE 역시 새로운 IT용 OLED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생산면적은 올해 13만㎡에서 2025년 52만㎡로 3배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 맥북 프로. 미니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다. /애플 제공

IT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LCD가 아직 대세라는 인식이 많았다. 기술적 성숙도가 높고,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수익을 내기 유리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모바일에 이어 TV까지 고화질 OLED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전력 소비 등에서 유리한 점까지 부각되면서 OLED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더욱이 애플이 태블릿과 노트북 등에 OLED를 적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태블릿 시장 부동의 1위로, 후발 업체의 모든 태블릿 판매량을 합쳐도 애플 아이패드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애플의 OLED 적용은 디스플레이 공급망 구도에 큰 변화가 예견되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역시 노트북과 태블릿 라인업을 OLED로 채우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트북용 OLED 생산라인.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 2016년 중소형 OLED 시장에 진출했으나, 지난 2018년까지 시장 점유율이 5%를 밑도는 등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을 넘지 못했던 탓이다. 그러나 중국 전자기업의 IT기기에 잇따라 채택되면서 생산량이 늘었고, 제품의 질도 함께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2020년 중국 업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10%를 넘었으며, 올해는 20%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 IT용과 모바일, TV 등을 더한 전체 OLED 생산 면적은 4730만㎡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TV용 대형 OLED의 경우 추가 투자가 없을 경우 2026년까지 생산면적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OLED TV에 적극적이지 않은 탓이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생산 면적은 시장의 85.5%인 2030만㎡이나, 삼성전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여기서 더 생산 면적이 늘어날 여지는 없다. 역시 TV용 대형 OLED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가 TV를 더 만들지 않은 이상 현재의 생산 면적인 330만㎡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BOE는 13만㎡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