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앱'으로 불리는 토스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통신사와 금융권 간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토스가 최근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간 토스가 간편송금에서 은행·결제·보험·증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만큼,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알뜰폰 시장에서 대형 메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연내 알뜰폰 가입자 1300만명 시대가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1일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머천드코리아는 가입자 10만명 안팎의 중소 알뜰폰 업체다. 토스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 검색과 개통 서비스를 이르면 오는 9월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스는 '알뜰폰 요금제 검색→개통→요금결제'까지 토스 앱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설계해 사용자들이 이탈하지 않는 '락인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로 했다.
◇ 토스 알뜰폰, 제2의 KB리브엠 되나
토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제2의 KB리브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12월부터 KB리브엠이라는 브랜드로 알뜰폰 사업을 착수했다. KB리브엠은 은행의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저가 마케팅으로 공략해 출시 2년 5개월 만에 가입자 30만명을 유치했다. KB리브엠은 신규로 사업에 진출했지만, 토스의 경우 10만명 가입자를 가진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한 만큼 더욱 빠르게 가입자를 늘려갈 가능성이 크다.
KB리브엠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요금제다. KB리브엠은 롱텀에볼루션(LTE) 무제한 요금제를 2만원대 중반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3만원대 초반인 망사용대가(원가)보다 1만원 가까이 싸다. 원가보다 판매하는 요금제가 더 저렴하기 때문에 KB리브엠 입장에서 판매를 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지만, 거대한 자본을 무기로 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KB리브엠의 경우 알뜰폰으로 고객을 묶어두고 다양한 금융 상품을 교차 판매할 수 있어 손해를 보는 장사는 아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B리브엠의 목표는 가입자를 끌어모은 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플랫폼화시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거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라며 "통신은 데이터계의 큰손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기술적으로 낙후된 금융권은 알뜰폰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 등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만들 수 있고 금융과 통신을 연계해 소비자를 잡아두는 락인 효과까지 있기 때문에 당장의 적자보다 적자라도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최근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인 '쏠(SOL)'을 통해, KT망을 사용하는 KT M모바일, 스카이라이프, 스테이지파이브, 세종텔레콤 알뜰폰 등 12가지 제휴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와 손잡고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지난해 9월 농협중앙회에서도 모바일뱅크 'NH콕뱅크'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KB리브엠의 금융 샌드박스 기한이 끝나는 내년 4월쯤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 러쉬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토대로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 알뜰폰 1300만명 시대 오나…금융권 독식 우려도
토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따라, 업계에서는 연내 알뜰폰 가입자 130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망 가입자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수는 1139만461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월평균 가입자 증가수가 20만7907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연내 1300만명 가입자 돌파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간 알뜰폰 사업을 펼쳐왔던 중소 사업자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KB리브엠의 저가 공세를 상대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토스까지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와 이동통신 판매업체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KB리브엠이 가입자 1인당 월 1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보면서도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중소 사업자들도 치킨 게임식의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과잉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KB리브엠의 알뜰폰 인가 취소를 정부에 요청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이 반갑다. 10GB와 100GB로 양분된 이동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로 인해 통신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알뜰폰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월평균 20만대의 가입자가 순증하고 있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증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알뜰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수록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라는 시장이 탄생하게 된 본질을 보면 국민의 통신비 절감과 경쟁을 통한 다양한 요금제와 서비스 출시 등이 있다"며 "토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로 알뜰폰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고 분명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어, 국민이 체감하는 요금은 낮아지고 서비스의 품질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