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과 하나금융그룹이 총 4000억원대 규모 ‘미래사업 동맹’을 맺었다. SK텔레콤이 지난 2019년 하나금융지주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 뒤 3년 만에 다시 양사가 서로의 지분을 교환하면서 동맹 관계를 복원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정기적인 협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만들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과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융합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총 4000억 대의 대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우선 SK텔레콤은 3300억 원 규모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33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했다. 이로서 SK텔레콤은 2019년 전량 매각했던 하나금융지주 지분(약 3.1%)을 다시 보유하게 됐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그룹과 지분을 교환하고 6대 협력 과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파트너십 체결식에 참여한 유영상 SKT 사장(사진 오른쪽)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모습. /SK텔레콤 제공

또 하나카드는 684억원 규모의 SK텔레콤 지분과 SK텔레콤이 보유한 316억원 상당의 SK스퀘어 지분을 매입했다. 이에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하나카드는 SK텔레콤 지분 약 0.6%(7월 22일 종가 기준), SK스퀘어 지분 약 0.5%를 보유하게 됐다.

양사는 지분 교환과 함께 ▲금융의 디지털 전환 ▲통신과 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양사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기반 공동 마케팅 ▲양사 고객 특화 상품·서비스 융합 ▲ESG 협력을 통한 사회적 역할 확대 등 6대 영역에서의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간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은 남다른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2002년 외국계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이 SK그룹 경영권을 공격했을 때 주채권은행이던 하나은행은 백기사 역할을 했다. 당시 매각될 위기에 처했던 SKT는 하나은행과의 견고해진 협력관계 아래 2009년 말 전략적투자자(SI)로 4000억원을 들여 하나은행에서 분사한 하나카드 지분 49%를 샀다. 양 사는 이듬해 하나SK카드로 사명까지 변경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5G 투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2019년 보유하고 있던 하나금융 지분 610만 여주(2200억원 규모)를 전량 매각했다. 이에 SK와 하나금융그룹의 동맹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출범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하나SK카드는 눈에 띌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2019년에는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함께 도전했지만 예비인가 불허를 받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특정 회사 간 혹은 사업 영역에서의 협력을 약속하는 MOU 체결과 달리 SK ICT패밀리와 하나금융그룹 간 협력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ICT와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영역에서의 협력 추진하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