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침대에 설치된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모습. /뉴스1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목표로 세웠던 TV용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 1000만대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100만대 이상 공급할 것으로 예상한 삼성전자와의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전체 TV 수요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OLED 1000만대 생산시설을 확보했지만 최대 900만대 정도를 출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출하량 800만대와 비교해 12% 늘어난 규모로, 시장이 애초 기대했던 25% 성장과 비교해 성장률이 절반으로 낮아진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까지 1000만대 출하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해 말 열린 OLED TV 패널 신제품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출하량은 광저우 추가 물량을 더하면 1000만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출하량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LG전자 OLED TV 제품인 '올레드 에보 라이프스타일'. /LG전자 제공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의 OLED 공급 협상이 결렬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연간 1000만대 출하는 어려워진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와 OLED 패널 공급 협상을 진행했다. 삼성전자가 액정표시장치(LCD) TV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패널 출하량이 100만대로 한정되는 만큼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함께 사용해 ‘삼성 OLED’ TV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는 패널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데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 측에 LG전자에 공급하는 것보다 낮은 가격으로 OLED 패널을 납품해 주길 요구했는데,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LG디스플레이가 이런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형 OLED 공급 협상이 결렬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100%를 유지했던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을 지난달부터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부터 OLED 생산 조정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라며 “시장 수요에 맞춰 생산라인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경북 구미시 LG전자 구미 TV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 라인 앞에서 OLED TV 화면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업계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출하량이 올해 9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애초 기대했던 1000만대와 비교해 100만대가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LG전자와 소니 등이 OLED TV 판매량을 늘리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OLED 출하량이 지난해와 같은 800만대에 머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 침체 우려로 전체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체 디스플레이 매출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1331억8000만달러(약 171조762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에 전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OLED 대비 밝기를 개선하고 베젤 두께를 줄인 ‘OLED.EX’를 앞세워 성장세를 유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고, 오는 11월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등이 열리는 만큼 TV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 TV 제조사 가운데 삼성전자와 중국 TCL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현재 LG디스플레이가 만든 대형 패널로 OLED TV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