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모바일 게임 기대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카카오게임즈 제공

카카오게임즈가 '오딘:발할라라이징'의 인기를 이을 차기작으로 선점한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가 출시 초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미소녀' 중심의 서브컬처(하위문화) 게임이 카카오게임즈에 제2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우마무스메는 출시 후 8시간이 지나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 출시 10시간 40분 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출시 10시간 이후 매출 2위, 14시간 이후 1위를 기록한 리니지W보다 빠른 속도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를 전날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했다.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미소녀 캐릭터를 육성하고, 이용자가 직접 경마 경주를 진행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은 지난해 2월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사이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1년 이상 게임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서울 시내 주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역사, 택시, 삼성역과 코엑스, 남부터미널 국제전자센터 등에도 우마무스메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앞서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대 기대작 우마무스메 출시가 임박했다"라며 "앱마켓 국내 매출 3위까지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우마무스메는 서브컬처 본고장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앞서 큰 성과를 거뒀다. 하나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2021년 9월 사이 우마무스메의 연간 매출은 1조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4월 우마무스메는 일본 현지에서 게임 누적 다운로드수 140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는 지난해 4월 전 세계 최고 매출 모바일게임 순위 3위를 기록했으며 트위터 세계 트렌드 1위에도 오르는 등 일본 외 여러 국가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카카오게임즈 제공

우마무스메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오딘에 대한 카카오게임즈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다양한 게임 히트작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주력 지식재산권(IP)인 오딘 외에도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게임 IP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딘 성과가 반영된 지난해 3분기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410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87% 늘어난 성장세를 보였으며 오딘은 이어 올해 1분기 카카오게임즈 실적까지 견인했다. 그러나 이후 주요 신작은 현재 부재한 상황에서 우마무스메가 신작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오른 2663억원, 영업이익은 170% 증가한 42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이다"라며 "전년 대비 실적의 큰 증가는 지난해 2분기 출시된 오딘 덕분이며 지배지분율 개선을 위해 연결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오딘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차기 신작의 흥행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오딘 개발사이자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현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준비 중이다.

관건은 미소녀를 중심으로 플레이하는 서브컬처 게임이 국내 사용자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그간 서브컬처 게임은 국내에서 비주류 장르로 인식됐다. 다만 서브컬처는 팬덤 층이 두텁다는 점과 국내 시장에서도 서브컬처 게임이 최근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우마무스메가 한국에서 비교적 생소한 미소녀 수집형 RPG이나, 한국에서도 '블루아카이브'가 서브컬처물의 인기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흥행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넥슨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서브컬처 미소녀 게임 '블루아카이브'는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3위, 앱스토어 2위를 기록하는 등 비주류 장르로만 인식되던 해당 게임의 국내 시장 내 숨은 수요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윤 연구원은 "해당 장르의 하드코어 팬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이미 일본에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플레이하며 이미 상당한 과금을 했다"라며 "우마무스메의 초기 국내 일매출은 5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특히 게임 출시 이후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이후 시장에선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마무스메는 출시 이후 8시간이 지나 iOS 매출 2위, 출시 10시간 40분 이후 매출 1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리니지W보다 빠른 속도고, 리니지W가 자정에 출시됐음을 고려하더라도 두 게임에 대한 기대치 차이를 고려한다면 우마무스메의 성과는 고무적이다"라고 했다. 이어 "우마무스메는 초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게임이 아니므로 일본처럼 완만한 매출 하향 안정화가 전망된다"라며 "2분기 실적은 오딘 대만 성과를 통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