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스마트폰, TV를 넘어 모니터로 지형을 넓혀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증했던 디스플레이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모니터용 OLED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LG전자, 델, 에이수스, 에이서 등 글로벌 모니터 업체 9곳이 올해 OLED 모니터 신제품을 출시한다. 출시 예정인 OLED 모니터 종류는 12~13종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에이서, MSI, 뷰소닉 등은 올해 처음으로 OLED 모니터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를 사용한 첫 OLED 모니터 오딧세이(Odyssey) G8QNB를 이르면 이달 중 출시한다. 이 제품은 해상도(3400×1440)에 175㎐ 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프레임의 개수)을 탑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최근 48인치 게이밍용 OLED 모니터를 내놨다. 델과 에이서, MSI는 55인치 대형 OLED 모니터 출시를 마친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모니터 출시에 속도를 내는 건 모니터용 OLED 개발이 침체된 디스플레이 시장에 활력을 넣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옴디아는 "디스플레이 시장이 침체되고 수요가 약해질 때 세트(완성품) 업체들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찾는다"라며 "OLED가 스마트폰과 TV를 넘어 모니터에 적용되면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기반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패널의 정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일본 JOLED가 모니터용 OLED 생산에 가장 적극적이다. JOLED는 주로 27인치와 32인치 크기의 모니터 전용 OLED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32인치 OLED 모니터에 JOLED의 패널이 탑재됐다. JOLED는 에이수스, 필립스, 뷰소닉과 32인치 OLED 납품을 논의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42인치, 48인치, 55인치, 65인치 등 대형 모니터용 OLED 패널을 앞세우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해 모니터와 TV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OLED 패널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와 스카이워스, 필립스 등이 LG디스플레이의 48인치 OLED 모니터를 이미 출시했거나 올해 3분기 이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QD-OLED 모니터 패널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는 34인치 QD-OLED를 델에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최근 삼성전자에 패널을 납품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 에이수스, 필립스, MSI 등에 QD-OLED 패널을 납품하기로 했다.
업계는 OLED 모니터가 디스플레이 업체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옴디아는 모니터용 OLED 면적이 지난해까지 10만m²를 넘지 않았는데, 태블릿과 노트북용 OLED와 함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2025년까지 연평균 25%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옴디아는 보고서에서 "OLED 기술이 미니LED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디스플레이와 노트북 업체에 훨씬 유리하다"라며 "수익성이 제한적인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OLED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