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탠바이미.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최근 새로운 형태의 TV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이전에 없었던 고객경험을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의 인기로 개인화 TV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의 고정형 TV가 아닌 생활방식에 맞춘 자유로운 형태를 제안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실내 벽 한가운데를 크게 차지하고 있는 TV는 화면이 꺼지면 검은색 바탕이 집안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블랙몬스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에 LG전자는 '고정된 TV'라는 선입견을 버리기 위해 무선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캠핑 열풍에 인기를 끌고 있는 룸앤TV,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빔프로젝터 LG 씨네빔 등을 선보이며, 맞춤형 스크린을 내놓고 있다.

특히 스탠바이미의 경우 출시 후 6개월 간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현재 출시 9개월차에 접어든 스탠바이미는 생산량도 판매 초기에 비해 3배 이상 늘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탠바이미 온라인 브랜드숍 구매자 60%는 30대 이하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남성보다 여성 구매 비중이 더 높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국내 인기에 힘입어 스탠바이미는 글로벌 시장으로 영억을 넓히는 중이다. 올 초 대만과 베트남에서 출시됐는데 사전계약 물량이 모두 소진되며 인기를 실감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 여가로 부상한 캠핑으로 인해 룸앤TV 인기도 식지 않고 있다. 월 판매량은 출시 직후 1000대에서 지난해 말부터 6000~7000대로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LG전자는 화질과 디자인, 편의성을 보다 높인 룸앤TV 신제품을 지난달 추가로 내놨다.

국내 이동식 스크린의 대명사로 통하는 시네빔 역시 인기가 높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공개된 LG 씨네빔 브랜드는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고객 폭을 넓히는 중이다. LG전자는 씨네빔 인기에 힘입어 국내 가정용 빔프로젝터 시장의 54%(매출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런 나만의 스크린 전략을 고객경험 혁신으로 연결하고 있다. 조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고객경험 혁신의 대표는 LG 스탠바이미다. 개발과 출시 등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회사에서 처음으로 상품기획과 디자인, 마케팅, 품질 등 다양한 분야의 별동대 형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스타트업에 버금가는 재기발랄한 개발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들의 시청 행태를 파악하고 연구한 결과, 가족이 공유하는 TV와는 별개로 개인화된 스크린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발굴할 수 있었다"라며 "세상에 없던 바퀴 달린 무선 TV를 출시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했다.

스탠바이미의 27인치 크기는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사용자가 누워있을 때도 화면을 한눈에 확인하고 편안한 터치 조작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화면 위치를 얼마나 움직이면 최적의 경험이 나타나는 지도 수없이 연구했다고 한다.

캠핑 TV로 인기가 높은 룸앤TV. /LG전자 제공

룸앤TV 역시 처음에는 1인 가구용으로 개발됐으나, 종국에는 캠핑 수요와 연결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4.5㎏ 휴대성 높은 무게와 무선인터넷, USB 등을 지원한다는 편의성이 강조됐다. 특히 최근 신제품은 최신 스마트 TV 운영체제(OS)를 적용해 국내외 OTT를 감상하는 데 편리하다. 또 야외에서 선명한 화질이 나오도록 IPS 디스플레이에 밝기를 20% 높였다. LG전자는 캠핑족들을 위한 나무 색을 추가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기존 TV 가운데에서도 고객경험 혁신을 강조한 제품이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밍 TV라는 말을 만든 40인치대 올레드(OLED) TV가 대표적이다. 대형 TV를 선호하는 최근 추세와 다르게 게이머의 호응을 받고 있다. 48인치 올레드 게이밍 TV의 경우 0.1ms의 빠른 응답속도, 다양한 그래픽 호환기능, 게임 장르별 최적 화질을 내는 게이밍 보드, 총 4개의 HDMI 2.1 지원 등으로 게이밍 TV의 장점을 살렸다.

40인치대 올레드 게이밍 TV. /LG전자 제공

또 지난 4월 출시한 42인치 올레드 TV는 올레드 TV 제품 가운데서는 가장 작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기 좋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40인치대 OLED TV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55% 성장한 147만3000대에 달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들의 숨은 니즈와 다양한 페인포인트를 적기에 파악하고 제품 기획부터 구매, 사용, 사후관리까지 전 단계에서의 고객 여정에 보다 나은 경험을제공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