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스플레이기업 BOE의 한 연구원이 디스플레이 기술을 점검하는 모습. /BOE 제공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스마트폰용 중소형 발광다이오드(OLED)를 넘어 TV용 OLED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이 TV용 OLED 패널 시장에서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칠 경우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의 OLED 경쟁력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BOE가 TV용 대형 OLED 패널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BOE가 상용화를 준비하는 TV용 OLED 크기는 55인치부터 95인치까지 총 5종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TV용으로 판매되는 모든 크기의 OLED 패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BOE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95인치 크기의 8K(7680×4320) OLED 패널을 깜짝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하얀빛을 내는 소자를 발광원으로 쓰는 LG디스플레이의 W(화이트)-OLED와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최대 밝기 800nit(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에 120㎐ 고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프레임의 개수)을 구현했다. LG디스플레이가 만들고 있는 프리미엄 OLED 패널과 비슷한 성능이다.

중국 BOE가 중국국제광전자전시회에서 8K 디스플레이를 전시한 모습. /BOE 제공

BOE는 중국 허페이(合肥)에 있는 8세대(2200㎜×2500㎜) B5 연구개발(R&D)용 생산라인에서 TV용 OLED 패널을 시험 생산하기로 했다. 연간 출하량은 올해 30만대 정도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TV 출하량(2억1354만대)의 0.1%에 불과한 숫자지만, TV용 OLED 패널(지난해 652만대)을 기준으로는 5%가 넘는 규모다.

BOE가 TV용 OLED 패널로 눈을 돌리는 건 대형 OLED 패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TV용 OLED 누적 출하량은 지난 4월 기준 2000만대를 넘었다. 지난 2013년 OLED TV가 처음으로 출시된 후 10년 만에 거둔 성과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비교해 더 빠른 보급 속도다.

TV용 OLED의 누적 출하량 증가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더 빨라지고 있다. TV용 OLED 누적 출하량이 1000만대를 넘긴 건 첫 출시 후 7년여만이다. 그런데 누적 출하량이 1000만대에서 2000만대로 2배 늘어나는 데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TV용 OLED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최근 들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LG전자가 판매하는 2022년형 올레드 TV 라인업. /LG전자 제공

업계는 올해 전 세계 TV용 OLED 패널 연간 출하량이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OLED 패널 출하량의 대부분을 견인하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미 1000만대 이상의 양산 시설을 갖췄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중국 광저우 OLED 생산라인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연간 1000만대 생산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 초부터 대형 퀀텀닷(QD)-OLED 패널을 앞세워 TV용 OLED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TV용 QD-OLED 출하량은 6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TV용 OLED 패널 매출 비중(옴디아 전망)은 LG디스플레이 88.6%, 삼성디스플레이 11.4%가 전망된다.

BOE가 TV용 OLED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하락할 수 있다. BOE가 생산라인을 늘려 연간 출하량을 100만대 이상으로 늘리게 되면 TV용 OLED 패널 시장에서 국내 업체 점유율은 10%포인트 이상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BOE는 마음만 먹으면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이미 갖춘 상태다"라며 "LCD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OLED 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