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씽크온투어 2022 싱가포르'를 개최했다. 전 세계 기업과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주요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IBM은 이날 자사가 보유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의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씽크는 IBM의 연례 행사다. 올해는 미국 보스턴,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호주 시드니, 캐나다 토론토 등 12개국 13개 도시에서 투어 형식으로 열린다. IBM 고객, 파트너를 비롯한 IT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AI·클라우드·자동화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조망한다.
① '왓슨 디스커버리', 범죄 현장과 만나다
왓슨 디스커버리는 IBM의 지능형 검색 및 텍스트 분석 플랫폼이다. 문서 및 기타 정형 및 반정형 정보가 의미하는 바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IBM은 이 플랫폼을 증강현실(AR) 기기와 접목해 범죄 현장 조사 교육에 활용할 구상을 밝혔다. 범죄 현장을 AR로 재현해 ▲예상 범행 도구와 방식, 피해자의 행동 패턴 등을 시각화하고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동시킬 필요없이 연결된 AR기기로 관련 자료를 검색 및 분석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IBM은 이날 공개한 데모에서 벽에 피가 튀긴 모양을 바탕으로 범행 도구의 각도를 계산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IBM 측은 이를 통해 자살 또는 타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M 측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을 구현해 사인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현재 싱가포르 수사 당국과 도입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② 'IBM 어쿠스틱 인사이트', 인간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다
IBM 어쿠스틱 인사이트는 기계의 오작동 및 결함을 소리로 식별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음역대의 소리를 포착해 수치화한다. IBM 측 관계자는 "많은 제조 기업들이 가스 누출과 그에 따른 인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베어링이 고장나기 직전에 내는 미세한 소음을 잡기 위해서도 쓴다"며 "이밖에도 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 닭의 울음 소리와 벌의 비행 소리를 통해 닭이 무슨 이유로 우는지, 지금 날아가는 벌의 종류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고 했다.
IBM은 이날 IBM 어쿠스틱 인사이트로 드론의 소리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드론이 내는 소리를 그래프로 변환해 방향과 속도 등을 알아내는 식이다.
③ '엔비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화하다
IBM은 지난 1월 싱가포르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 엔비지를 인수했다. 엔비지의 소프트웨어는 사용자 친화적인 대시보드를 통해 기업이 환경 목표를 쉽게 분석,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장, 물류센터, 사무실 등 기업이 보유한 모든 공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수치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어느 곳에서 얼만큼의 개선이 필요로 하는 지를 제안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시스코, 모건스탠리, S&P글로벌 등 140개국 150개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④ 'IBM Z', 연산 과정 암호화에 도전하다
IBM Z는 동형암호 기술을 지원하는 IBM의 메인프레임 제품군이다. 동형암호 기술은 데이터의 수학 함수를 변형시켜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도록 암호화한 뒤, 컴퓨터가 그 상태 그대로 연산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통상 데이터는 이동 또는 저장 시에만 암호화되기 때문에 이는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암호 기술로 평가받는다.
IBM 측 관계자는 "이전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 한 장을 동형암호화하는 데 3일이 걸렸다면 지금은 1분 7초면 충분하다"며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로우 코드(Low code)로 만들었다. 파이썬 언어를 조금만 할 줄 알면 최대 5~6줄만 입력하는 것으로 동형암호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