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콜오브듀티’나 ‘배틀필드’와 같은 AAA(트리플에이)급 콘솔 슈팅 게임을 제작한다. AAA급 게임은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은 대작 게임으로, 큰 규모의 제작비를 투입한 높은 품질의 게임을 뜻한다. 콘솔 타이틀 기준으로 최소 수백만장의 판매를 목표로 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오픈월드 기반 AAA급 슈팅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오픈월드 게임은 게임 내 캐릭터가 정해진 스토리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또 게임과 관계없이 게임 속 세상을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게임을 의미한다. 게임 진행이나 스토리와 관계없는 지역도 모두 동시에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그래픽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다른 게임에 비해 큰 규모의 개발비가 들고, 개발이 꽤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명한 시리즈로는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락스타게임즈의 ‘그랜드테프트오토(GTA)’가 꼽히며, 슈팅 장르로는 일렉트로아츠(EA)의 ‘배틀필드’가 유명하다.

EA 배틀필드5. /공식 유튜브

엔씨소프트의 첫 AAA급 오픈월드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 게임은 1인칭 슈팅 게임(FPS) 또는 3인칭 슈팅 게임(TPS)이 될 전망이다. 분위기는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콜오브듀티’나 베데스다가 개발한 ‘폴아웃4′과 유사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MMORPG뿐만 아니라, 액션 배틀로얄, 수집형 RPG, 인터랙티브 무비 등 다양한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신작을 PC, 모바일에 이어 콘솔 플랫폼까지 확대 탑재해 엔씨소프트의 무대를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작에는 미국 에픽게임즈의 3D 게임 엔진(개발도구)인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다.

최근 개발 인력 채용도 시작됐다. 모집 인력은 게임 디자이너부터 컨셉 아트 담당자, 서버 프로그래머, 엔진 프로그래머 등 다양하다. 또 게임의 주요 시나리오와 세계관을 설정하는 내러티브 디자이너와 게임 내 임무(퀘스트)를 디자인하고 배치하는 퀘스트 기획 인력도 뽑는다. 업계 관계자는 “AAA급 게임은 해외에서도 높은 개발 난도와 개발비로 대형 게임사가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라며 “생소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AAA급 게임을 개발하는 건 엔씨소프트에도 대단한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 /엔씨소프트 제공

새 게임의 개발은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이끄는 엔씨소프트 LLL 시드(Seed)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개발 조직에서 ‘시드’는 개발 초기 프로젝트 성격을 갖고 있어 개발 진척도에 따라 성숙 개발 조직인 ‘캠프’로 승격된다. 배 부사장은 국내 첫 3차원(3D)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2의 개발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던 인물이다. 앞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함께 리니지 개발에도 참여, 엔씨소프트의 핵심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회사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블레이드&소울도 그의 작품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개발 중인 AAA급 콘솔 슈팅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는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