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잇따라 동맹 체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더존비즈온(012510)과 KT가 메가존클라우드, NHN 등과 협력하는 식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2025년까지 8375억달러(약 103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산 업체들이 국내에서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시장을 독식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반격이 필요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더존비즈온과 함께 올인원 비즈니스 플랫폼 'SKT 엔터프라이즈 웍스' 출시를 위해 화이트 라벨링(White Labeling) 협약을 체결한다고 24일 밝혔다. 화이트 라벨링이란 한 회사가 제조·개발한 제품에 다른 회사가 자사 브랜드를 붙여 유통 및 판매하는 협업 방식을 말한다.
국내 기업 솔루션 시장 점유율 1위에 달하는 더존비즈온은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그룹웨어, 문서관리 기능을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통합 제공하는 '아마란스(Amaranth) 10′을 출시했다.
SKT 엔터프라이즈 웍스는 더존비즈온의 아마란스10에 SK텔레콤의 화상회의 솔루션을 비롯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 역량을 접목해 출시될 예정이다. 양사는 다양한 ICT 노하우를 지속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SKT 엔터프라이즈 웍스의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KT는 메가존클라우드와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및 멀티 클라우드 기반 CCaaS(서비스형 컨택센터) 플랫폼 구축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KT의 AICC 플랫폼구축 노하우와 메가존클라우드의 멀티 클라우드 운영 및 관리 역량을 활용해 KT의 AICC 구축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KT 클라우드와 AWS(아마존웹서비스)의 클라우드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클라우드 기반의 CCaaS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KT AICC의 시스템 안정성과 확장성, 신뢰성을 높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KT는 지난 2월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협업은 해당 투자의 첫 결과물이다.
아울러 KT는 NHN(181710)과 함께, 독립 법인을 출범했다. 2011년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한 KT는 사내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부와 이와 연계된 용산, 목동(2개), 강남, 분당 등 수도권 5개 IDC 등 총 1조7000억원 상당의 자산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KT클라우드를 출범했다.
이에,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일제히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21 클라우드산업실태조사를 보면 클라우드 공급 기업은 2018년 1142개에서 2020년 1409개로 23%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4820억달러(약 593조원)에서 2025년 8375억달러(약 1032조원)로 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장했다면, KT는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물리적인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보안 및 안정성, 사용편의성 등 클라우드 기술의 특성상 한번 사용하게 되면 업체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신사, 포털 등 클라우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기인 만큼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