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2+ 제이린드버그 골프 에디션 패키지.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가 ‘골프’에 빠졌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줄면서 대체 수요로 골프가 인기를 끌자 통신사들이 골프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유명 골프의류·장비 업체와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스마트폰을 출시하거나 멤버십 서비스로 골프 연습장 무료 쿠폰을 지급하는 식이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3일부터 공식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단독으로 ‘갤럭시S22+ 제이린드버그 골프 에디션’의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SK텔레콤이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22+ 제품을 기반으로 골프 의류업체 제이린드버그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한 제품으로 1000대 한정으로 판매된다.

갤럭시S22+ 제이린드버그 골프 에디션은 도심 속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리플렉트 콘셉트가 적용됐다. 제이린드버그 브릿지 로고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모던 모노그램을 패키지 상품 곳곳에 담았다. 한정판 패키지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는 제이린드버그의 ▲골프 멀티 파우치 ▲볼마커 ▲미러형 젤하드 폰케이스 ▲무선 충전패드 ▲브랜드 쿠폰 겸 네임택 등 5개 상품이 제공된다.

갤럭시S22+ 제이린드버그 골프 에디션 출고가는 133만9800원이다. 제품은 5월 20일부터 순차 발송될 예정이며, 사전 예약 고객은 한정판 패키지 이외 블루투스 이어폰, 카카오 스피커바, 미니 마사지건, 차량용 무선 충전 세트 중 1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골프 에디션 출시는 세 번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에도 미국 유명 골프장비 업체인 ‘PXG’와 함께 Z폴드3, 플립3 등 폴더블(접히는)폰 출시와 함께, 1000대 한정으로 PXG 골프에디션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틀 만에 전량 완판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PXG 스페셜 에디션은 예약 고객 중 35~49세 연령대 고객이 62%를, 남성이 89%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올해 2월에는 골프 의류업체인 ‘마크앤로나’와 함께 한정판을 선보였다.

Z 폴드3··Z 플립3 폴더블 PXG 에디션 패지지 /SK텔레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달 국내 골프 정보기술(IT) 기업인 ‘브이씨’와 골프 서비스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브이씨는 골프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 골프 시뮬레이터 ‘보이스캐디 VSE’, 골프워치 ‘T시리즈’ 등 골프 관련 디바이스를 연구 개발 및 판매하는 골프 IT 기업이다.

최택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부사장(오른쪽)과 김준오 ㈜브이씨 대표이사가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이번 협약으로 브이씨 측에 초정밀 위치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데이터를 빈번하게 전송하는 이동체 모니터링에 최적화된 사물인터넷 전용망(LTE Cat.M1)과 ㎝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하는 초정밀 측위 기술(Real Time Kinematics)을 말한다. 앞으로 브이씨가 출시하는 보이스캐디 등에 솔루션이 적용되며 홀컵의 실시간 위치, 핀과 골퍼 간의 실제 거리를 ㎝ 수준으로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두 회사는 지난 2월 경기 하남시 캐슬렉스 서울 골프클럽과 포천시 푸른솔 골프클럽에서 서비스 검증을 마쳤고, 5월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256여개 골프장의 브이씨 서비스에 LG유플러스의 솔루션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LG유플러스는 자체 골프 미디어 플랫폼인 ‘U+골프’를 선보이기도 했다.

KT 멤버십 골프연습장 할인 혜택 /KT 제공

KT는 골프연습장 예약 플랫폼 ‘리플레시골프’와 함께, 자사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골프연습장 할인쿠폰과 무료입장권을 제공하고 있다. KT 전 가입자에는 포인트를 차감해 5000원~1만원의 할인쿠폰을 지급하며, VVIP 가입자의 경우, 전국 100여개 골프 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무료입장권을 제공하고 있다.

또 KT는 그간 레스토랑과 호텔을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던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 공급을 스크린골프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 기준으로 KT AI 서비스 로봇은 전국적으로 2000대 이상 보급됐다. 이 로봇은 스크린골프장 이용객이 커피나 음료 등 다과를 주문할 경우, 연습장 방 안에 다과류를 배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통신사들이 골프 마케팅에 관심을 두는 것은 최근 골프가 중장년층의 스포츠가 아닌,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스마트폰 주요 사용층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또 고가의 비용이 투입되는 골프 운동의 특성상, 골퍼들이 일정 수준의 구매력이 검증됐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인구는 515만명으로 사상 처음 500만명을 넘어섰다. 2017년(386만명)보다 33%가량 증가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19년 4조6000억원에서 올해 6조335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의 골프용품 매장 /연합뉴스

골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와 해외여행 대체 수요의 영향이 크다. 특히 실내 스포츠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골프 인구가 급증한 것도 있다. 신규 골프 입문자 중 65%는 20~40대 젊은 층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골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을 꾸밀 때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 브랜드가 노출되게 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골프 에디션은 제조사와 상관없이 SK텔레콤이 기획을 하고 해당 컬래버레이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뒤, 제품을 리패키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최신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와 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