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돈 버는 게임’(P2E)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성공경험이 있는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흥행을 재연하면서도, 새로운 게임 트렌드에 맞는 신기술을 도입해 원작 팬층을 포함한 전 세계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것이 게임사의 전략이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2005년 피처폰 시절 흥행했던 모바일 게임 ‘미니게임천국’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P2E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미니게임천국은 미니 게임 패키지 형식의 캐주얼 아케이드 장르 게임으로, 2000년대 당시 누적 다운로드수 1900만건을 기록하며 모바일 국민게임으로 불렸다.
컴투스는 기존 게임의 인기 요소였던 직관적인 조작감 등 게임 방법은 그대로 살리되 이용자들이 플레이 성과를 직접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미니게임천국을 웹 3.0 게임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웹 3.0은 전 세계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나아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한다는 개념이다.
미니게임천국은 컴투스 그룹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C2X 생태계에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컴투스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인 C2X를 출범시켰으며, 생태계 내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가상자산인 C2X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관련 사업을 이어왔다.
컴투스 관계자는 “원작 팬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게임 IP 진행방식을 개선된 상태로 다시 가져올 예정이며, 과거에는 게임 속 점수에 머물렀던 보상이나 재화를 C2X와 연동시켜 새로운 게임 트렌드를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엠게임은 2005년 흥행했던 역할수행게임(RPG) ‘귀혼’ IP를 활용한 P2E 모바일 게임 ‘소울세이버:아이들 세이버스’의 사전 예약을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지난 10일 밝혔다. 귀혼은 동양 배경의 판타지 세계에서 귀신 몬스터와 승부를 펼치는 횡스크롤 RPG로, 엠게임의 대표 무협 게임이다.
엠게임은 블록체인 게임업체인 레트로퓨처와 IP제휴를 맺어 귀혼 게임 그래픽 리소스를 활용해 귀혼을 방치형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으로 재탄생시켰다. 방치형 게임이란 이용자가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몇 번의 터치 등으로 캐릭터가 전투를 알아서 하거나 성장하는 등, 거의 자동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가리킨다.
국내 소비자들은 새롭게 재탄생하는 과거 게임을 온전한 방식으로 플레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이 금지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P2E 게임이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1항 7조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환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국내 원작 팬 등 소비자에게는 미니게임천국 게임에서 얻는 재화를 C2X로 변환하는 과정을 제거한 버전의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엠게임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새롭게 탄생하는 게임을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할 계획이 없으며, 2000년대 당시 귀혼 게임이 수출돼 큰 인기를 끌었던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IP를 활용해 게임을 다시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라며 “귀혼에 열광했던 세계 팬층을 공략할 예정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