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가 15개 부처의 차관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차관 인사가 제외되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9일 새 정부 ‘1기 내각’의 15개 부처 20개 차관급 인선을 발표했다. 한덕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및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부적격’ 판정으로 첫 내각 반쪽 출범이 현실화한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직전 차관급 인사를 먼저 단행해 ‘차관 내각 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새 정부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 청사. /조선비즈DB

문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법무부와 여성가족부의 차관 발표는 제외됐다는 점이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이종호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보고서가 채택됐고, 이날 취임식까지 진행됐다는 점에서 차관 발표 제외가 이례적인 상황이다. 실제 과기정통부는 이날 장관 이취임식과 함께, 차관 이취임식을 같이 준비했다가 인사 발표가 나지 않으면서 차관 이취임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에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과 조경식 제2차관이 신임 차관이 선임되기 전까지 계속 차관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차관 인사가 발표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윤 정부의 과학기술 홀대론과의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 1일 윤석열 정부는 초대 대통령실 인선 발표에서 ‘과학수석 비서관’을 제외했다.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관련 인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과학기술부총리직은 불발됐고 대통령실 수석 자리는 제외됐다. 앞서 대통령실 인선을 앞두고 과학기술계와 ICT(정보통신기술) 협단체는 이구동성으로 ‘과학기술수석’ 신설을 요구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미 장관까지 취임한 가운데, 차관 인사가 발표되지 않는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내부 직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