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자 가전제품 업계도 펫팸족을 겨냥한 ‘펫가전’을 내놓으며 사업을 확대 중이다. 펫팸족은 반려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을 지칭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9000억원에 머물렀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연구원은 오는 2027년에는 시장이 6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국내에만 1448만명(604만가구)이 있다. 이들이 매달 고정적으로 반려견과 반려묘에 쓰는 비용은 각각 13만원과 10만원에 달했다.
가전업계는 펫팸족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쿠쿠전자의 펫 가전제품 브랜드인 ‘넬로’는 올해 초 반려동물용 ‘바리깡’인 ‘펫 클리퍼’를 출시했다. 소비자는 제품을 이용해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털을 직접 깎고 다듬을 수 있다.
넬로의 ‘펫 에어샤워 앤 드라이룸’은 목욕 후 젖은 반려동물의 털을 말려주는 제품이다. 해당 제품 안에 목욕이 끝난 반려동물을 넣으면, 두 개의 팬이 만든 바람이 36개의 송풍구를 통해 반려동물 털 구석구석을 30분간 건조시킨다. 목욕하지 않아도 먼지 등 오염물질을 털 수 있는 에어샤워 기능도 탑재됐다. 펫 스마트 급수기는 1.5L의 물을 담아두면 반려동물에게 물을 자동으로 원하는 시간대에 공급하는 제품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펫 에어샤워 앤 드라이룸과 펫 스마트 급수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94% 증가했다”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집에서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고, 반려동물 케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신일전자는 펫 전용 가전제품 브랜드인 ‘퍼비’를 통해 반려동물 털에 있는 오물을 제거하는 ‘스파 앤 드라이’ 제품을 내놓았다. 해당 제품은 공기를 분사해 만들어 낸 공기방울로 반려동물의 털을 정리하며, 소비자는 그루밍 드라이어 호스를 연결해 반려동물을 말릴 수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기업도 제품에 관련 기능을 추가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 알파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강한 풍량으로 반려동물의 털과 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또 LG전자는 ‘펫케어’ 기능이 적용된 트롬 세탁기와 건조대를 지난해 출시하기도 했다. 이들 제품에는 반려동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을 제거하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반려동물 체취와 배변 냄새, 털 제거 성능 역시 강화됐다.
LG전자는 펫 드라이룸과 관련한 특허를 확보하고 펫 스타일러 관련 상표권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제품에 관련 기능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관련 기술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무선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인공지능(AI)’에 ‘펫 케어’ 기능을 탑재했다. 제트 봇은 소비자가 예약한 시간 동안 집 안을 이동하며 반려동물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는다. 또 반려동물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거나 심하게 짖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면 소비자에게 알림을 보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