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한 과학기술 시스템 재설계와 초격차 기술 확보·기초연구 강화를 통한 과학기술 강국 자리 매김,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 등의 계획을 밝혔다. 다만, 공급망 교란 문제를 겪고 있는 반도체와 5G·6G 등 통신 기술 선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활성화 등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에 대한 정책적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장관 후보자는 3일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미래 국가혁신을 위해 과학기술 시스템을 재설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시스템으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통해, 정책과정 전반에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며 “경제는 물론 환경‧보건‧안전 등 국가의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는 임무지향형‧문제해결형 연구개발(R&D)과 산‧학‧연의 혁신 주체가 활발히 협업하는 개방형 R&D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R&D 평가체계를 개선해 도전적‧창의적 연구와 실용화‧사업화 연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 후보자는 초격차 기술 확보와 기초연구 강화를 양대 축으로 과학기술 강국 육성 전략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술패권 시대에 있어 국가 생존에 필수적인 반도체‧인공지능‧우주‧바이오 등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겠다”며 “혁신의 원천이 되는 기초연구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자율과 창의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부’를 뜻한다. 정부가 일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에서 민·관이 협업하고 기업이 혁신의 동반자가 되는 새로운 모델이다. 인수위는 ‘민관 협력 디지털플랫폼 정부 특별법’을 제정하고 정부 출범 3년 이내에 범정부적인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틀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자는 “민관 협력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하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을 지원하겠다”며 “민간의 창의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소프트웨어‧메타버스‧클라우드 등 디지털 신산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하고, 디지털 미디어‧콘텐츠를 차세대 성장동력화하여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 경제가 발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이 후보자의 모두발언에는 반도체와 5G, 6G 등 ICT 중요 현안에 대한 정책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5G·6G의 경우, 모두발언에 한 단어도 없었다.

다만, 이 후보자는 네트워크 경쟁력 유지 방안에 대해“국가‧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혁신의 전면화를 이루겠다”며 “디지털 경제의 기본 인프라인 네트워크를 계속 고도화해 나가는 동시에 사이버보안 대응체계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부문별‧지역별로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디지털 리터러시(이해·활용 능력)를 보편적 권리 수준으로 보장해 디지털 공동 번영사회를 구현해 가겠다”며 “디지털 시대에 보편적 서비스와 안전망 제공자로서 우정사업의 역할 정립을 통해 양질의 우정서비스를 공급하고 방송통신 분야 이슈에 대해서는 국민의 편익을 최우선에 두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균형감 있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수위원회는 지난 1일 청와대 인선을 발표하면서 과학교육수석을 제외했고, 업계에서는 ICT를 홀대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 정부는 과학기술부총리나 과학교육수석을 신설하지 않고 경제수석실 산하에 과학기술비서관만을 두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