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데이코 하우스 내 새롭게 선보인 '인피니트 존'. /이소연 기자

2일 오전 서울 삼성 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 1층 서비스센터를 지나 4층으로 올라서는 순간 연못이 딸린 중정이 있는 고급 주택이 등장한다. 정원을 지나 들어선 모델하우스 내부에는 불탑(Bulthaup), 보피(Boffi), 포겐폴(Poggenpohl), 다다(Dada), 지메틱(SieMatic), 라이히트(LEICHT) 등 주방가구 브랜드와 협업해 꾸민 주방 공간 6곳이 다이닝 공간과 테라스, 중정과 함께 실제 저택처럼 연출된다.

계단을 통해 올라간 5층 '인피니트 존'에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의 빌트인 가전으로 구성된 주방 공간이 펼쳐졌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곳은 주방뿐 아니라 차를 마실 수 있는 '티 룸'과 '홈 와인 바' 등 공간이 고급 호텔 내 취식 공간처럼 조성됐다.

고급 펜트하우스처럼 총 2개 층으로 구현된 이곳은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데이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데이코 하우스'다. '데이코'는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미국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이다. 제품 판매부터 설치, 수리까지 삼성전자가 모두 관리한다.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은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출시한 프리미엄 가전 라인으로, 냉장고, 오븐, 인덕션, 스마트 후드,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됐다.

데이코 하우스는 삼성전자가 2019년 처음 선보였으나, 최근 개관 4주년을 기념으로 새롭게 리뉴얼됐다. 특히 데이코뿐 아니라 '비스포크 인피니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인피니트 존'도 추가됐다. 프리미엄 주방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데이코와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내세워 국내 빌트인 프리미엄 시장 내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3일부터 데이코 하우스를 공식적으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데이코하우스 내부에 위치한 연못이 딸린 정원의 모습. /이소연 기자

데이코 하우스는 4층과 5층으로 나뉜다. 4층에는 데이코 제품이 프리미엄 주방가구 브랜드와 함께 조성한 공간이 있다. 6개의 주방가구 브랜드 제품과 협업해 선보인 주방 공간에는 원목·세라믹·메탈 등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가구와 함께 데이코 빌트인 가전이 전시됐다. 컬럼 냉장고, 인덕션, 후드, 오븐, 식기세척기 등 제품이 실제 집과 유사한 조명까지 함께 마련됐다.

특히 국내 시장에 맞춰 데이코가 김치냉장고를 빌트인 가전 목록에 추가한 점이 돋보였다. 이영진 데이코 하우스 매니저는 "초고가 빌트인 가전 브랜드 중 김치냉장고까지 판매하는 브랜드가 거의 없다"라며 "데이코 컬럼 냉장고의 경우, 냉장·냉동·와인·김치의 4가지 모듈 중 선택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방문객은 직접 모든 제품을 작동해볼 수 있다. 냉장고에는 손잡이를 사용하지 않아도 손이나 몸으로 문을 누르면 열리고 2초 뒤 자동으로 닫히는 '푸시 투 오픈' 기능이 탑재됐다. 냉장고 안에는 문을 열지 않아도 내부에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내장 카메라도 있다. 총 100병의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와인 셀러도 돋보였다.

삼성전자 데이코 하우스 내부에 다양한 빌트인 제품이 전시됐다. /이소연 기자

이날 구이경 삼성전자 리테일스토어그룹 한국총괄 그룹장은 "최근 소비자들에게 일상 속 주방에서 가족, 친지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전형적인 쇼룸이 아니라 실제 집 같은 공간을 마련했다"라며 "주방의 가치를 부각하고자 했다"라고 했다.

5층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요리 수업이 이뤄졌던 쿠킹 클래스 존과 함께 삼성전자가 새로 선보이는 '인피니트 존'이 있다. 쿠킹 클래스 존에는 음식 냄새를 뺄 수 있는 '다운드래프트 후드'가 탑재됐으며, 이곳은 요리사의 지시를 따라 고객이 직접 요리를 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사용됐었다.

인피니트 존은 기존에 데이코 제품만 전시하던 공간을 리뉴얼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비스포크 라인 인피니트 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공간이다. 인피니트 존에는 티 룸과 홈 와인 바뿐 아니라 호텔 라운지처럼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는 '홈 라운지'와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브런치 키친'이 있다. 문승지 가구 디자이너와 협업해 아침과 저녁을 모티브로 구성한 공간인 만큼, 밝은 분위기와 중후한 분위기가 대비되는 흑백 색감으로 한 공간에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초고가 빌트인 가전 데이코와 비스포크 내 프리미엄 제품군인 비스포크 인피니트를 한 공간에 모두 전시해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초고가 라인업인 데이코뿐 아니라 최근 출시한 비스포크 인피니트까지 모두 폭넓게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묶어 소비자 구매 폭을 넓힌다는 것이다. 데이코 제품은 냉장고, 와인셀러 등 주요 제품의 단일 가격이 1000만원대로, 주방을 모두 데이코 가전으로 꾸미면 1억~2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비스포크 인피니트의 냉장고 등 주요 제품 가격은 500만원대다.

삼성전자는 그간 나인원 한남, 용평리조트 아폴리스 콘도,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등 프리미엄 주상복합 아파트와 리조트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데이코 사업을 확장해왔다. 최근에는 부산 협성휴포레와 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강협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뒤 양 브랜드 간 시너지로 데이코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라며 "이번 데이코 하우스 새 단장을 계기로 국내 빌트인 가전 사업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오는 3일부터 공개되는 데이코 하우스에는 별도 예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다만 전문 컨설턴트와 투어를 하기 위해선 사전 예약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