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를 개발, 연간 1조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게임회사 크래프톤을 만든 블루홀스튜디오가 11년 만에 테라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크래프톤이 신사업으로 점찍은 블록체인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에 집중하기로 했다.
26일 블루홀스튜디오에 따르면 테라는 지난 2011년 출시된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당시 국내 최초의 논타겟팅(사냥 시 특정 몬스터를 지정해 공격하는 것이 아닌, 무기를 휘두르면 범위 내 몬스터에 공격이 가해지는 방식) 전투 시스템을 MMORPG 게임에 도입해 주목받았다. 2007년부터 4년간 4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블루홀은 테라의 인기로 국내 주요 게임사 중 하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테라의 성공 이후 인수한 지노게임즈(인수 후 블루홀 지노로 사명 변경)는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했고, 이 게임이 소위 ‘대박’을 거둔 뒤에 블루홀은 2018년 크래프톤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 크래프톤은 산하 개발 자회사로 블루홀스튜디오를 두고, 테라와 MMORPG 엘리온 등의 개발과 서비스를 맡겼다.
테라는 한때 전 세계 이용자 2400만명을 확보한 인기 게임이었지만, 서비스 연차가 쌓여갈수록 신규 이용자 유입은 줄었다. 결국 블루홀스튜디오는 지난 20일 테라의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서비스 종료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블루홀은 테라 종료 배경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에 대한 부담 등을 들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테라는 ‘길드원’끼리 힘을 합쳐 ‘파티 퀘스트’라는 미션을 달성하는 게임 방식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계속 새로운 미션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테라는 11년간 주요 업데이트를 해왔으나 앞으로 더 업데이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신규 게임 프로젝트로 게임 이용자를 만나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MMORPG 장르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로 블루홀스튜디오의 게임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블루홀’이라는 이름이 크래프톤 그 자체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크래프톤은 블루홀스튜디오에 미래 사업을 맡길 예정이다. 현재 악화된 회사의 재무구조 역시 신사업을 통해 점차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월 크래프톤은 NFT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옥션블루와 엑스바이블루에 각각 30억원과 5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용자 3억명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와 NFT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블록체인 기업 솔라나와 블록체인 게임과 서비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협의했다. 크래프톤은 블루홀스튜디오가 테라 개발로 확보한 그래픽 기술과 서버 운영 노하우 등을 활용해 메타버스 내 아바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회사는 현재 메타버스 세계에 적용될 수 있는 NFT 아바타 제작 및 판매에 대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블루홀스튜디오는 다년간 쌓아온 안정적인 대규모 MMORPG 서버 운영 기술과 차세대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아바타와 개인공간에 대한 개발을 진행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