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전 네이버 부사장이 지난 2020년 7월 28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혁신 금융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최인혁 전 네이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5월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직원 사망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지 11개월 만이다. 최 전 부사장은 그간 네이버 공익재단 ‘해피빈’의 대표 등으로 자리를 유지해왔다.

19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 전 부사장은 최근 해피빈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히고 사퇴했다. 후임은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 총괄(부사장)이 맡게 됐다. 최 전 부사장은 올해 초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을 떠나면서 “적임자가 정해지면 해피빈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라고 밝혔었다.

최 전 부사장은 지난해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세상을 떠난 사건을 계기로 가해자를 두둔·비호한 사실이 드러나 맡고 있던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같은 해 네이버 노조가 발표한 ‘진상규명 최종보고서’를 보면 사망한 직원을 포함한 리더급 직원 14명 중 일부는 지난 2019년 5월 최 전 부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상급자의 괴롭힘 행위를 보고한 뒤 보직에서 해임됐다.

최 전 부사장은 이후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고 부사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후에도 네이버파이낸셜·해피빈 등 계열사들의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네이버 안팎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노조 측에서는 그가 삼성에스디에스(SDS) 근무 때부터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와 함께 일해온 점을 들어 회사가 ‘창업 공신’을 감싸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네이버 측은 이날 “최 전 부사장이 해피빈 대표직에서 사임한 건 지난해 발생한 사건 때문이 아니다”라며 “최수연 대표,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 체제가 출범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