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첨단 공정을 적용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리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올해 2분기에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1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7199억원, 3조105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9%, 영업이익은 134.5% 늘어난 규모다.
일부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이 1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발표된 증권사 평균 매출 전망치는 12조1020억원이다. 삼성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1% 늘어난 12조4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서버와 그래픽, 모바일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6%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나홀로 점유율을 2.5%포인트 늘리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앞세워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따른 낸드플래시 부문이 강화된 부분도 1분기 좋은 성적의 이유라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의 비트 그로스(Bit Growth·비트단위 출하량 증가)는 23%로, 5%를 기록한 D램을 크게 앞섰다. 낸드플래시가 D램과 함께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견인하는 주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버 업체들이 올해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연간 구매량의 4분의 1을 구매, 안전 재고를 확보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수록 업체들의 안전 재고 확보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했다.
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3663억원, 3조772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5%, 영업이익은 40.1%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60조원, 2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은 59조5871억원, 영업이익 19조8724억원이다. 1년 새 매출 38.6%, 영업이익 19.2% 증가한 수치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건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올해 2분기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효과가 더해지면서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영업이익률이 올해 말까지는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