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월 열린 CES 2022에서 선보인 노트북용 폴더블 OLED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노트북용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노트북 업체들이 올해 폴더블 OLED를 탑재한 폴더블 노트북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노트북용 폴더블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부터 노트북용 폴더블 OLED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기존 스마트폰용 OLED 생산라인 일부에서 노트북용 폴더블 OLED를 생산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폴더블 OLED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노트북 '플렉스 노트(가칭)'에 탑재된다. 삼성 플렉스 노트는 펼치면 17인치, 접으면 11인치가 된다.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으로 터치와 펜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를 탑재한 레노버 X1 폴드 모습. /레노버 제공

LG디스플레이는 레노버 폴더블 노트북 '싱크패드X1폴드'에 들어가는 13.3인치 폴더블 OLED를 지난 2020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3분기부터는 HP에 폴더블 노트북용 패널을 추가로 공급한다. HP의 폴더블 노트북 역시 올해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크기는 삼성 플렉스 노트와 동일하게 펼치면 17인치, 접으면 11인치다. 해상도는 4K(3840×2160)로 고해상도의 그래픽 작업 등에 유리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노트북용 폴더블 OLED 출하량은 4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2억6000만대)의 0.02%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두 회사는 기존 스마트폰용 OLED 생산라인 일부를 일정 기간 사용하는 방식으로 노트북용 폴더블 OLED를 생산한다.

업계는 폴더블 노트북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노트북 업체들이 폴더블 노트북 신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폴더블 OLED를 만들기 위한 별도의 생산라인을 이르면 내년, 늦어도 3년 내에 별도로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2에서 선보인 두번 접히는 폴더블 디바이스 '플렉스 S'.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노트북용 폴더블 OLED는 개선된 터치 솔루션을 탑재해 일반 터치와 펜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크기 때문에 화면을 접었을 때 생기는 주름이 적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스마트폰용 폴더블 OLED보다 수익성도 좋아 노트북용 폴더블 OLED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노트북 1대에 들어가는 OLED 패널 면적(13~17인치)은 스마트폰(6.45인치 기준)의 4배가 넘는다"라며 "노트북 1대만 팔아도 스마트폰 4대에서 얻을 수 있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노트북과 함께 태블릿용 OLED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노트북용 폴더블 OLED 시장이 성장하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BOE와 CSOT는 폴더블 OLED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다만 국내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크고,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 비율)이 낮아 당분간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지배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