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를 인수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글로벌 카카오’를 실현하겠다며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지 약 한 달 만이다.

카카오는 4일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지난 3월 31일 기준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의 주식 절반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이 거래소는 일본 금융서비스국에 등록된 29개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약 10개의 암호화폐 매매를 중개한다.

카카오는 카카오공동체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창업자는 자사 미래 10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비욘드 코리아, 즉 해외 시장 개척을 내세우고 ‘첫 거점’으로 일본을 제시한 바 있다.

카카오픽코마도 이날 “신사업을 발굴·시도하고자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금액 및 지분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카카오톡 프렌즈 라이언과 마주보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카카오

카카오픽코마는 현재 김 창업자가 자회사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곳이다. 사실상 카카오 글로벌 사업의 전초기지로, 일본 상장도 앞두고 있다. 김 창업자는 지난달 전사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곳을 ‘카카오공동체 글로벌 성장의 핵심 교두보’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간 블록체인 사업과 접점이 없던 카카오픽코마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인수하면서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암호화폐를 웹툰 서비스에 적용하고, 이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에 각각 웹툰 앱을 출시한 카카오픽코마는 2020년 7월 전 세계 만화 앱 매출 1위를 차지한 뒤 꾸준히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이날 “이번 출자를 계기로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웹(Web) 3.0 영역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며 “지속가능한 ‘만화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전체 시장의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