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주총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30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진행된 제7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박 부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주총을 주재했다.

박 부회장은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SK하이닉스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성장했다”라며 “이런 변화와 성취는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과 주주들의 성원과 지지 덕분이다”라고 했다. 이어 박 부회장은 “지난 시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라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낸드플래시 사업을 키우기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을 출범했다. 박 부회장은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점진적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낸드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겠다”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와 관련해 “ARM 인수합병(M&A)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다”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구체적인 M&A 계획이 아닌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SK하이닉스 제74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지로 준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 부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는 장기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부장 협력사들과 상생하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는 핵심 거점으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수익구조 안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박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겠다”라며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반을 만들겠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고객별 최적화된 솔루션을 장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박 부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활동과 관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사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전담 조직과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라며 “2050년 RE100(Renewable Energy 100%)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33%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중간 목표를 설정했다”라고 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주총을 진행했다. 올해 주총에서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 노종원 사업총괄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안전 관련 규제 강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 회장의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 배당금을 20% 올리고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진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올해부터 3년간 창출되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추가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