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음원 스트리밍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유튜브뮤직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여기에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으로 구독료 인상까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음원 서비스를 넘어 영상 콘텐츠,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사업 확장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2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뮤직은 지난달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402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처음으로 지니뮤직을 추월해 업계 2위에 오른 후 한 달 동안 지니뮤직(381만명)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1위 멜론(746만명)과의 격차는 좁히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멜론과 지니뮤직의 MAU가 각각 10%, 13% 감소할 동안 유튜브뮤직만 40% 증가했다. 유튜브뮤직은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조사에서도 국내 이용자 기준 점유율 35.5%(유튜브 합산)로 멜론(34.6%)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플로(드림어스컴퍼니), 벅스(NHN벅스) 등 다른 토종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튜브뮤직은 1만원 수준의 비슷한 구독료로 유튜브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을 함께 이용할 수 있고 정식 음원 외 음악방송, 유튜브 창작자의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토종 업체들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다음 달 1일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토종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구글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마켓 '구글플레이'에 유통되는 앱 중 게임·콘텐츠 등 디지털 상품을 판매하는 앱은 자사 결제시스템인 '구글플레이 인앱결제'를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했다. 결제액의 최저 10%가 구글에 수수료로 부과된다.
콘텐츠 업계는 수수료를 기업이 모두 감당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이 구독료 인상을 공식화한 가운데 음원 업계도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플로는 이번 주 요금제 개편을 예고, 당분간 인앱결제 상품에 수수료 적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튜브뮤직은 구글이 운영하는 서비스인 만큼 인앱결제 정책으로 인한 요금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요금 인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까지 불가피해진 토종 업체들은 해결책으로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음원 유통만으론 경쟁사와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자기만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필요해졌다"라고 전했다.
벅스는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업 다각화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방송프로그램 제작, 구매, 판매 및 임대업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업 ▲콘텐츠 판권 유통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신사업 추진에 따라 벅스가 직접 기획한 첫 오리지널 드라마 '사운드트랙 #1′은 OTT 디즈니플러스에서 지난 23일 방영됐다. 지니뮤직도 지난 24일 첫 웹예능 '버킷리메이크'를 계열사 인터넷(IP)TV인 올레tv를 통해 공개했다.
플로는 이날 핀테크 스타트업 빗썸코리아와 손잡고 NFT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NFT로 발행·유통하겠다는 것이다. 플로는 단순 음원 플랫폼을 넘어 유튜브처럼 누구나 아티스트가 돼 콘텐츠를 게시하고 팬덤을 만들 수 있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상반기 내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이프랜드와 연계하는 한편,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자사 앱에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