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및 서비스회사 데브시스터즈의 대표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이 베트남에서 주요 업데이트와 아이템 결제 등이 이뤄지지 않은 채 반쪽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베트남의 법률을 만족하지 못한 탓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23일 데브시스터즈에 따르면 쿠키런: 킹덤은 지난해 1월 출시돼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최근 글로벌 누적 매출이 3000억원을 넘었다. '원빌드' 형태로 각국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에 입점해 있어 세계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대만어, 태국어 등을 지원한다.
쿠키런: 킹덤의 누적 이용자 숫자는 4000만명을 넘었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전 세계에서 700만~800만명을 유지 중이다. 쿠키런: 킹덤의 인기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연매출 3693억원, 영업이익 563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냈다. 몇년간 기록했던 적자는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요 시장 중 하나인 동남아, 그 가운데에서도 성장세가 높은 베트남 지역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게임 내 공지를 통해 "베트남 지역에서 쿠키런: 킹덤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정부 결정에 따라 글로벌 서비스인 게임이 베트남에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게 됐고, 신규 업데이트와 결제 서비스가 중단된다"라며 "현재 발생된 문제 해결을 위해 (베트남 법령 등) 확인 중에 있다"고 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20년 기준 5억2141만달러(약 6320억원) 규모다.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아직 거대 시장인 중국이나 일본은 물론, 대만 등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그 성장세다. 2015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베트남에서는 요금이 저렴한 3세대 이동통신(3G), 4세대 이동통신(4G)을 중심으로 게임의 주요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15~24세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베트남 시장조사업체 아포타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스마트폰 사용자 비중은 인구의 45% 이상이며, 또 베트남 인구의 56%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다만 베트남에서는 정부 인가를 받지 않은 불법 게임이 득세해 관련 법령이나 규제가 심한 편이다. 베트남 정보통신부는 전체 게임에서 불법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본다. 이에 지난 2019년 사이버보안법을 개정해 해외 게임사가 베트남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일정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베트남 현지사무소(법인)를 설립하거나, 베트남 유통사(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을 베트남 앱스토어에 올리두긴 했지만, 베트남의 사이버보안법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앱스토어에 게임을 내려받을 수는 있지만, 업데이트나 아이템 유료 결제 등은 지난달 17일 이후로 중단된 상태다.
데브시스터즈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법령에 따라 쿠키런: 킹덤의 게임 서비스 지속이 어렵게 된 안타까운 상황이다"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현지 게임 시장 동향과 방안을 확인 중에 있다"고 했다.
다만 베트남이 쿠키런: 킹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점, 또 규제를 만족하려면 현지 법인 등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서비스가 재개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실제 데브시스터즈 측은 현재 베트남보다는 절대적인 이용자수가 많은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의 쿠키런: 킹덤 마케팅에 더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게임 시장 초기에는 한국 게임들이 인기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 게임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런 가운데 베트남 현지에서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던 쿠키런: 킹덤의 서비스 중단은 데브시스터즈 측에게도 악재가 아닐 수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