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말 집중된 게임 업계 주주총회에서도 블록체인 흐름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사업만으로는 성장 담보가 어려운 업계가 미래전략으로 '블록체인'을 점찍은 만큼, 이번 주총 시즌은 주주에게 블록체인 사업 방향성을 묻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넷마블은 29일, 엔씨소프트는 30일 주총을 연다. 넥슨은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어 국내 주총이 없고, 계열사인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주총이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게임 업계 '2K'로 떠오른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각각 28일과 31일에, 컴투스와 펄어비스, 위메이드는 29일, 30일, 31일에 주총을 갖는다.
올해 주총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블록체인 분야를 신사업으로 확장하는 회사들이 많다는 점이다. 성장에 대한 고민이 블록체인을 통해 드러나는 셈이다. 지금까지 주요 수익이었던 '확률형 아이템'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져 한계에 부딪혔다. 블록체인 기술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이 접목죈 '돈 버는 게임(P2E·플레이투언)'이 대안으로 제시되자,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흐름에 올라타는 중이다.
크래프톤은 오는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을 사업목적에 넣는다. 컴투스는 '블록체인 기반 유선 온라인, 모바일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기술 관련 기타 정보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업계 중 가장 먼저인 24일 주총을 여는 네오위즈는 '블록체인 기반 유선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 게임의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에 신설한다. 네오위즈는 최근 네오핀이라는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을 개설했다.
3N 가운데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법조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P2E 게임 성장이 예고되고 있지만, 국내 게임법상으로는 금지돼 있다. 이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게임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돌발 악재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유연한 대처를 위한 조치로도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 총괄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린다. 정 총괄은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한 이력이 있다. 넷플릭스 이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 변호사를 맡기도 했다. 해외 테크기업을 두루 거치며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넷마블은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할 예정이다. 이 고문은 현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를 맡고 있다.
넥슨은 개발 역량을 높인다. 개발 자회사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합병을 이번 주총에서 주주에게서 승인 받는다. 넷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넥슨지티는 PC 게임에 특화돼 있어 넥슨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개발 역량을 총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새 합병회사의 이름은 '넥슨게임즈'로 결정됐으며, 합병시 시총 1조3000억원 이상의 거대 개발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쿠키런' 지식재산권(IP)으로 지난해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브시스터즈는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한다. 해외 마케팅과 IP 확장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사외이사로 김예원 스탠포드대 경영대 마케팅 교수를 선임한다. 김 교수는 1989년생 여성으로, 향후 데브시스터즈의 해외 마케팅 성과를 증대하고, IP 확장에 초점을 맞춰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