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전자 부품 계열사들이 지난해에도 미래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열공모드'를 유지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리며 미래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14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포함)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자 계열사는 지난해 R&D에 24조2009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역대 최고 규모로, 전년 22조6295억원 대비 1조5714억원(6.5%)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 수준인 22조5964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21조2292억원에 비해 6.4%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삼성SDS는 각각 8083억원, 1596억원을 R&D에 투자했다. 1년 새 각각 693억원(8.6%), 282억원(21.5%)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5672억원을 집행하면서 전년 대비 1066억원(23.1%)을 늘렸다. 전자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들의 매출 대비 R&D 평균 투자 비중은 지난해 5.4%를 기록했다. 전년 5.8% 대비 0.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는 전체 계열사의 매출이 1년 새 21.7%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하자 상대적으로 R&D 투자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지난해 R&D 투자 비중은 각각 8.1%, 6.5%로 국내 기업의 평균 수준인 6%를 넘었다. 삼성전기와 삼성SDS는 지난해 각각 5.9%, 1.2%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들의 공격적인 R&D 투자는 "미래를 주도할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미세공정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차세대 생활가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에서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을 진행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SDI는 정보기술(IT) 파우치 전지와 고효율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 시간을 늘리고, 빠른 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동시에 기존 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에 대한 선행 연구와 함께 자동차용 차세대 부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SDS는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보안 기술, 블록체인 플랫폼 등 미래 기술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R&D 투자에 대한 성과는 특허 보유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R&D를 통해 보유한 특허는 지난해 말 기준 21만6404건으로, 처음으로 20만건을 넘었다. 지난해에만 1만8655건의 특허를 신규 등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SDS도 각각 44건, 607건, 129건의 특허를 냈다.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들은 앞으로도 R&D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미래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고객사의 요구를 먼저 파악해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원천 기술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SDS 역시 별도 연구소와 개발실을 통해 미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 성장엔진을 키우고 주력 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이 다양한 R&D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세계 일류 IT 기업으로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 차세대 기술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창의적인 R&D를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