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온 로고. /웹사이트 캡처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미국 창작자 후원 플랫폼 '패트리온'에 118억원을 투자했다고 8일 밝혔다.

패트리온은 국내에서 '미국판 아프리카TV'라고도 불린다. 유튜브처럼 창작자별 채널을 이용자가 구독해 영상, 음악, 소설, 그림 등 콘텐츠를 즐기는 서비스다. 유튜브와 달리 창작자는 광고가 아닌 유료 구독으로 수익을 낸다. 기업가치는 2020년 9월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7개월 만인 지난해 4월 40억달러(약 4조9000억원)로 3배 이상 성장했다.

네이버는 자사의 콘텐츠 유료 구독 서비스와 시너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에 창작자 기반 서비스가 많다 보니 창작자 경제 시장 확대하려는 목적이다"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와 접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패트리온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사업 협력의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콘텐츠 유료 구독 플랫폼 '프리미엄 콘텐츠'를 시범 출시하며 "전문가 수준의 창작자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그들의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내고 사용하는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특정 분야에 관심 있는 유료 구독자를 만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프리미엄 콘텐츠는 창작자가 채널을 개설하고 글, 그림, 영상 등 콘텐츠를 발행하면 이용자는 채널 구독을 통해 콘텐츠를 받아보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5월 베타(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9개월 동안 콘텐츠 거래액 4억8000만원, 월 100만원 이상 수익을 달성한 채널은 20개 이상이었다고 네이버는 전했다.

승무원 룩북. /유튜브 캡처

한편 패트리온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한 유튜버의 '승무원 룩북' 성상품화 논란을 계기로 대중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유튜버 A씨는 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갈아입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른바 '룩북'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정보통신망법상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한 달 후 법원의 권고로 문제의 영상이 비공개 처리됐다.

당시 대한항공 노조는 패트리온에 올라간 A씨의 영상을 특히 문제 삼았다. 유튜브 게시물에 첨부한 링크(URL)를 통해 패트리온에 접속해 A씨를 후원하면 더 수위 높은 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노조는 이것이 패트리온을 통해 성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의 패트리온 계정은 폐쇄된 걸로 알려졌지만, 유튜브에서 A씨와 비슷한 방식으로 패트리온의 성인용 콘텐츠를 홍보하는 사례를 여전히 찾을 수 있다.

패트리온 접속 링크를 첨부한 한 유튜버의 유튜브 게시물(위)과 해당 링크로 접속한 패트리온 계정 메인 화면(아래). /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