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MWC 2022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한 노트북 신작 '갤럭시북2 프로'. /삼성전자

그간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2월 말보다 이른 2월 초쯤 자체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통해 스마트폰 신작을 공개하며 독립 행보를 보여 온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MWC에 화려하게 돌아왔다. 상반기 최대 야심작인 '갤럭시S22′ 시리즈 3종을 2월 초 공개하고, 25일 출시까지 마친 만큼 대신 노트북을 들고 나섰다.

한국 시각으로 2월 28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노트북 신제품은 스마트폰처럼 S펜을 지원하는 '갤럭시북2 프로 360′과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갤럭시북2 프로' 2종이다. 갤럭시폰의 DNA를 PC에까지 접목, 강력한 성능·휴대성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NC(New Computing) 개발 팀장 김학상 부사장은 "'갤럭시북2 프로' 시리즈는 갤럭시 생태계와 매끄럽게 연동돼 PC를 재정의하는 제품이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한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했으나 미국 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화웨이 역시 노트북 '메이트북X 프로', 노트북으로 변신할 수 있는 투인원(2-in-1) 태블릿PC '메이트북E'를 들고나왔다. 화웨이가 투인원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작성할 수 있는 10.3인치 전자책 단말기용 태블릿 '메이트패드 페이퍼'도 내놨다. 올인원 PC '메이트스테이션 X'도 선보였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 시장을 공략할 화웨이의 야심작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MWC 2022 화웨이 전시관에서 한 관람객이 화웨이의 올인원 PC '메이트스테이션 X'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예년처럼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쇼 'MWC 2022′에서 노트북, 태블릿PC가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신작을 공개한 데다 소니 같은 주요 브랜드가 이벤트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오포, 샤오미, 리얼미, 아너 같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장이 돼 버린 MWC에서 새로운 카테고리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글로벌 PC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레노버가 퀄컴의 PC칩 '스냅드래곤 8cx 3세대'를 최초로 탑재한 '싱크패드 X13s 1세대'를 공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두뇌 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최강자인 퀄컴은 저전력, 이동성 등의 역량을 프리미엄 노트북 등으로 확대해나가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PC용 운영체제(OS) 점유율이 90% 가까이에 달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윈도 OS에서도 호환되는 칩을 내놓은 것은 이 때문이다. 와이어드 등 주요 외신은 이번 레노버 신작이 스냅드래곤 8cx 3세대와 '윈도11′의 호환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중국 TCL 역시 MWC에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넥스트페이퍼(NXTPAPER) 맥스10′ 'TCL 탭 10s 5G' 'TCL 탭 10s 5G' 같은 태블릿 신제품을 쏟아냈다.

'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이 참관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이 같은 트렌드 변화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플래그십(고급형)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데 있어 MWC가 더 이상 매력적인 무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MWC가 유럽 시장을 주 무대로 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업체들이 참석하지 않고 있는 점, 이 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중국 업체들의 입김이 센 것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집에서 일하고 즐기는 문화가 장기화해 스마트폰보다 대화면의 노트북·태블릿 니즈가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3억4000만대를 돌파하며 10년 만에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PC 칩 시장 강자인 인텔에 대항해 모바일 시장에서 우위를 보였던 애플, 퀄컴 등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공격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反)인텔 진영은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배터리 수명이 짧은 기존의 노트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 같은 저전력, 편리한 휴대성을 내세우고 있다. 스마트폰과 매끄럽게 연결되는 것 또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구엘 누네스 퀄컴 제품 담당 부사장은 한국 기자들과 만나 "모든 기기는 결론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라며 "이것이 컴퓨팅의 미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