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각)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가 열리는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28일(현지 시각)부터 3월 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결성 촉발(Connectivity Unleashed)'이라는 주제로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가 열린다. 예년처럼 2월 말에 오프라인 박람회가 정상 개최되는 것은 3년 만이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150개국에서 1500개 이상의 기업(스타트업 포함)이 참가할 예정이다. 박람회가 열리는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을 직접 찾는 참관객도 4만~6만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년 10만명 이상이 찾았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반 토막이 난 것이지만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MWC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박람회 명성은 회복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소니, 레노버 같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구글,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오포 같은 모바일 기술 유명 기업이 줄줄이 MWC에 참석한다. 국내 통신 3사도 일제히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코앞으로 다가온 MWC의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① 스마트폰, 중국의 귀환

화웨이에서 분리 독립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가 MWC에서 매직4를 공개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아너 트위터

미·중 갈등이 계속되는 와중에 지난 1월 미국 주도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가전박람회 'CES 2022′에서 자취를 감췄던 중국 업체들은 MWC에서 각종 신제품, 기술을 쏟아낼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 이어 가장 큰 매출처 중 한 곳인 유럽 시장을 주 무대로 펼쳐지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스마트폰 신제품만 놓고 본다면, 중국 업체들의 독무대가 될 전망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철수한 데다 삼성전자 역시 자체적인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를 통해 이미 주력 스마트폰을 공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스마트폰이 아닌 노트북 신제품인 '갤럭시북'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포, 원플러스, 리얼미, 화웨이에서 독립한 아너 같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줄줄이 스마트폰 신작을 공개한다. 주로 사진 성능 개선이나 고속 충전,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기술 등을 내세울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시작은 MWC 첫날인 28일 플래그십(고급) 스마트폰 '매직4′ 5세대 이동통신(5G) 시리즈를 공개하는 아너다. 원플러스는 '원플러스10′ '원플러스10 프로'를, 리얼미는 중국에서 출시한 플래그십 'GT2′ 'GT2 프로'를 각각 선보인다.

중국 업체들의 선전은 통신 인프라인 네트워크 장비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통신사 수장이 모두 MWC 주요 연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역시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1번홀에 전시관을 꾸린다. 개막 하루 전인 27일(현지 시각) '5G, 미래를 밝히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도 예고하고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이 계속해서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로 5G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기술, 각국과의 협력 사례 등을 공유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② 5G, 그 이후를 말한다

5G는 여전히 통신, 모바일 사업자들이 총집결하는 MWC의 최대 키워드 중 하나다. 올해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망 도움 없이 5G망만 쓰는 단독모드(SA, 옵션2)에 대한 논의도 활발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KT가 이런 방식의 5G 상용화를 일부 시작한 단계다. SK텔레콤은 이번 MWC에서 신호·데이터를 모두 5G망에서 처리하고 필요할 경우 데이터 처리에 LTE망을 함께 쓰는 방식의 '옵션4′ 관련 기술연구 동향을 공개한다. 기존 통신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보다 진보한 기술이란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도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 개방·표준화에 대한 각국 사업자들의 성과도 공유될 예정이다. 오픈랜(OPEN RAN·O-RAN)이라 불리는 개방형 무선 접속망 기술, v랜(vRAN·virtualized Radio Access Network)이라 불리는 가상화 기지국이 핵심이다.

v랜을 활용하면 5G에서 스마트폰과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는 RU(Radio Unit, 무선신호처리부)를 제외한 DU(Distributed Unit, 분산 장치), CU(Centralized Unit, 중앙 장치)를 소프트웨어 방식으로도 운용할 수 있다. 오픈랜은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하는 것이다. /SKT

오픈랜은 무선기지국 구간별 인터페이스(물리적 매개체)를 표준화하는 것이고, v랜은 스마트폰에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무선 접속망의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탑재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장비 제조사 규격에 맞춰 구축, 관리돼 온 네트워크 인프라의 호환성,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최근 자국 장비사가 없는 미국 주도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 모두 미래 먹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한 상태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장비사들과 함께 v랜 연구사례를 공개할 예정이다.

③ AI·메타버스·로봇 내걸고 유럽 공략할 韓

유영상 SKT 대표(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 모두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에 참석한다./ 연합뉴스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더 빠른 속도, 안정성을 위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국내 통신 3사의 발빠른 행보는 유럽 통신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상대적으로 투자가 빨랐던 5G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메타버스(가상세계), 로봇, 혼합현실(XR) 등 기술을 구현한 볼거리로 전시관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럽 주요 통신사업자와의 협업, 비즈니스 기회도 발굴한다는 포부다.

MWC에서 '모바일 부문의 미래 전망(What's next for the Mobile Sector)'을 주제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르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주최 측인 GSMA와 메타버스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정부 차원에서 메타버스 예산을 책정해 지원, 육성하는 모범사례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6번홀에는 국내 스타트업관도 꾸려진다. 전년(22개사)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51개 스타트업이 전시에 참가한다. 이 가운데는 닉스, 비주얼캠프, 크리모, 와따처럼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곳이 대거 포함돼 있다. MWC에서의 수출이나 유럽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