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트북용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출하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노트북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중소형 LCD 패널 수요를 끌어올린 것이다. 정체에 빠진 노트북 시장을 코로나19가 되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노트북용 중소형 LCD 패널 출하량은 2억823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인 지난해 2억2570만 대비 25.1%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억8770만대와 비교해서는 2년 만에 9460만대가 급증했다. 코로나19가 1%대 저성장에 빠진 중소형 LCD 패널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비대면 교육 등이 활발해지면서 노트북 수요가 늘어난 게 중소형 LCD 패널 출하량을 견인했다. 여기에 노트북 업체들이 게임 전용 고사양 노트북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PC 게임 수요도 일부 흡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노트북 교체를 미루던 소비자들이 지난해 노트북을 대거 교체했다"라며 "주요 노트북 업체들이 기업 납품용 및 게이밍 제품에 주력했던 게 노트북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중소형 LCD 패널 호황으로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노트북용 중소형 LCD 패널 시장은 중국 BOE(지난해 말 기준 점유율 25%), 대만 이노룩스(24%), 대만 AUO(22%), LG디스플레이(16%) 등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 BOE는 지난해 전년 대비 62% 늘어난 역대 최고 매출 2200억위안(약 4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6% 늘어난 260억위안(약 4조8000억원)이다. 지난 20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1년 만에 거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매출 29조8780억원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노트북을 포함한 하이엔드 정보기술(IT)용 제품 중심의 LCD 구조 혁신이 좋은 성적의 원인이다"라고 했다.
노트북용 중소형 LCD 패널과 함께 노트북에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도 지난해 558만대로, 전년 114만대 대비 389% 성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이 470만대로 전체 출하량의 84%를 견인했고, LG디스플레이(10%), 중국 BOE(5%)가 뒤를 이었다. 노트북 호황으로 LCD와 OLED 패널이 동반 성장했다.
올해 중소형 LCD 패널 출하량은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노트북용 중소형 LCD 패널 출하량이 6790만대로, 전 분기 대비 9.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2분기 출하량은 전 분기와 비교해 9.5% 감소한 6140만대로 전망된다.
노트북 생산 업체들이 패널 재고를 늘리면서 중소형 LCD 패널 수요가 당분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업체들은 중소형 LCD 패널의 경우 통상 1~2개월 사용량을 재고로 보유하는데, 지난해 노트북 수요 확대에 업체들의 재고 물량은 2개월을 웃도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트렌드포스는 올해 노트북용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2억655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노트북용 LCD 패널 수익은 모니터 TV용 LCD 패널보다 수익률이 20~3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높은 수익성 때문에 노트북용 LCD 패널 공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라며 "올해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노트북용 LCD 패널 가격 하락 압박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