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일본 키옥시아를 밀어내고 사실상 2위에 올랐다.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 부문) 인수 효과에 따른 것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1% 감소한 184억8000만달러(약 22조원)를 기록했다. 수요가 준 데다,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10% 이상 늘었던 비트 그로스(메모리 용량을 1비트로 환산해 전체 성장률을 알아보는 지표)는 4분기 3.3% 증가에 그쳤다. 또 ASP의 경우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5% 이상 하락했다. 공급망 불안정으로 수급난을 겪었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제외한 모든 제품군에서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가 뚜렷했다는 게 트렌드포스 분석이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26억1500만달러(약 3조13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분기 대비 2.8% 성장세를 보였다.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3.5%에서 4분기 14.1%로 0.6% 포인트 확장됐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오른 건 낸드 상위 6개 업체 중 SK하이닉스와 웨스턴디지털뿐이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가 1차 인수를 완료한 솔리다임은 4분기 매출이 9억9600만달러로 전분기와 비교해 9.9% 줄었고, 점유율도 5.9%에서 5.4%로 0.5%포인트 축소됐다. 하지만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합산 점유율은 19.6%로, 이 시장 2위 자리를 지켜온 일본 키옥시아를 밀어내고 사실상 2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3.1%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낸드 1위를 지켰다. 다만 매출은 61억1000만달러에 그쳐 전분기에 비해 6.1% 떨어졌다. 점유율 역시 3분기 34.5%에서 다소 후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의 낸드 시장 합산 점유율은 52.7%로 업계의 절반 이상이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함께 운영하는 일본 공장에서 웨이퍼(반도체 원판) 오염 사고로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한국 제조사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웨이퍼 오염 사고로 최소 6.5EB(엑사바이트·10억㎇(기가바이트)) 규모의 낸드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특히 SK하이닉스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6.5EB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낸드 생산량의 8%에 해당하는 양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SK하이닉스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라며 "SK하이닉스는 고부가 제품 구성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만큼 고객사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계절적 비수기에 공급 과잉이 겹쳐 하락세가 예상되던 낸드 가격도 하락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낸드 가격을 애초 5~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고 이후 5~10% 상승하는 것으로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