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반도체 기판 시설과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LG이노텍의 첫 번째 FC-BGA 투자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사용한다. LG이노텍은 향후 추가 투자를 집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전기 신호가 많은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메인보드와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반도체 기판을 말한다. 인텔, AMD,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고성능 칩에 주로 활용됐는데, 최근에는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FC-BGA를 사용하면서 FC-BGA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FC-BGA는 높은 안정성과 빠른 전송 속도를 필요로 하는 만큼 기술 진입 장벽이 높다.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삼성전기 등이 FC-BGA를 양산하고 있다. 업계는 CPU와 GPU의 코어 증가로 기판의 크기가 커지면서 FC-BGA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이노텍은 FC-BGA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지난해 12월 FC-BGA 사업담당, 개발담당 등 임원급 조직을 신설했다.
LG이노텍은 업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판 기술을 활용해 FC-BGA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FC-BGA와 제조 공정이 비슷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세대 이동통신(5G)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동시에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사용되는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기판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손길동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전무)은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FC-BGA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라며 “기판 사업을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하면서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한 고객 경험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