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박찬욱 영화감독이 스마트폰 아이폰13프로로 대부분 촬영한 단편영화 '일장춘몽'을 18일 오전 11시 전 세계 동시에 공개했다. 유튜브, 네이버TV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일장춘몽은 배우 유해진, 김옥빈, 박정민이 출연, 마을의 은인인 여자 협객 '흰담비(김옥빈)'를 묻어줄 관을 만들 나무를 구하기 위해 '장의사(유해진)'가 버려진 무덤 하나를 파헤쳤다가, 그 무덤 주인인 '검객(박정민)'의 혼백이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20분짜리 무협 로맨스 영화다. 두 귀신 흰담비와 검객의 결투 액션과 로맨스를 담았다.
무협영화인 만큼 생생한 액션을 담기 위해 역동적인 초점 전환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김우형 촬영감독은 아이폰13프로의 '시네마틱 모드'를 포함한 카메라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시네마틱 모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화면 속 피사체나 등장인물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는 전문가용 촬영 기능이다. 촬영한 영상엔 심도 데이터가 함께 저장되기 때문에 촬영물의 초점을 사후적으로도 편집할 수 있다.
김 촬영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아이폰13프로의 시네마틱 모드에서 피사체의 포커스(초점)가 계속 움직이는 게 매우 흥미로웠다"라며 "커다란 촬영 장비 없이 좁은 공간, 바닷물 속에서도 촬영이 용이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공개 직후 기자가 먼저 영화를 관람해보니, 검객(박정민)이 적의 존재를 느끼고 뒤를 돌아보며 시선을 옮기는 곳으로 초점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는데, 사람이 아닌 아이폰13프로가 스스로 인물의 시선을 인식하고 초점을 조절한 것이다. 이 외 결투 등 여러 장면에서 역동적인 초점 자동 전환을 확인해볼 수 있다. 실내와 야간의 저조도 환경에서의 촬영 역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고 애플과 제작진은 전했다.
시네마틱 모드는 지난해 9월 14일(현지시각) 애플이 아이폰13프로를 처음 공개했을 때도 이 제품을 활용해 찍은 단편영화를 선보이면서까지 전면에 내세운 기능이다. 애플은 아이폰13프로가 시리즈 역대 최대 크기인 1.9μm(마이크로미터) 지름의 조도센서를 장착, 전작(아이폰12프로)보다 47% 더 많은 빛을 모으고 저조도 환경에서의 촬영 성능을 약 2배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시네마틱 모드뿐 아니라 광고, 장편 영화, 방송 등 실무 현장에서 최종 전송용 포맷으로 사용하는 전문가용 동영상 편집 기능인 '프로레스'도 탑재했다.
박 감독은 2011년 아이폰4로 '파란만장'이란 단편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 11년 만에 다시 아이폰 영화 촬영에 도전한 박 감독은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라고 말했다.
애플과 박 감독의 협업은 애플의 '샷 온 아이폰(Shot on iPhone)'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을 알리기 위해 유명 영화감독, 사진작가들과 협업해 아이폰으로 작품을 찍어 대중에 공개하는 캠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