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프리미엄 게이밍 브랜드 에일리언웨어를 통해 출시 예정인 34인치 QD-OLED 모니터 모습. /델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OLED)를 탑재한 미국 델의 모니터 신제품이 다음 달 초 출시될 예정이다. TV에 QD-OLED를 적용하겠다고 한 삼성전자에 앞서 다른 회사의 정보기술(IT) 제품이 먼저 나오는 것이다. 이는 최근 IT 기기 중심으로 OELD 채용 범위가 늘어나는 것과 무관치 않은 흐름이다. 앞서 TV용 OLED 시장을 장악한 LG디스플레이 역시 모니터에 OLED 채용에 적극적이어서 향후 삼성·LG디스플레이의 모니터 OLED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델은 게임 전용 고급 브랜드인 '에일리언웨어'에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패널을 적용한 34인치 모니터를 출시한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3월 초에는 세계 최초의 QD-OLED 모니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델이 선보이는 QD-OLED 모니터는 화면이 굽은 커브드 제품이다. 1800R(반지름 1800㎜의 원이 휘어진 정도) 곡률(굽은 정도)을 적용해 몰입감을 높였다는 게 델 측 설명이다. 백라이트가 없어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는 OLED 장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해상도는 QHD(3440×1440)급으로 175㎐(헤르츠)의 고주사율을 지원한다. 주사율은 디스플레이에 1초간 나타나는 이미지 개수를 수치화 한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의 움직임이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월 열린 CES 2022에서 공개한 QD-OLED TV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델의 QD-OLED 모니터는 업계에서 가장 빠른 0.1㎳(밀리세컨드·1㎳은 1000분의 1초) 응답속도를 갖췄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각 화소를 켜고 끌 수 있어 응답속도가 빠르다는 이점이 있다. 델은 이와 관련해 "화면이 끊기거나 이미지가 끌리지 않고 선명하게 즐길 수 있다"라고 했다.

델은 QD-OLED 모니터 가격을 1299달러(약 155만원)로 확정했다. 같은 크기와 성능을 지닌 경쟁사 모니터 대비 10~20% 비씨다. 동일 해상도의 삼성전자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는 80만원대, LG전자의 4K(3840x2160) 해상도 160㎐ 모니터는 100만원 초반의 가격이다. 다만 이들 모니터 모두 LCD를 채택하고 있어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QD-OLED 모니터와의 직접 가격 비교는 어렵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올 하반기 게임 전용 브랜드인 오디세이로 QD-OLED 모니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TV를 시작으로 모니터 등으로 QD-OLED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QLED, 네오 QLED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나올 때마다 TV에 먼저 적용한 후 모니터 등 다른 제품에 적용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LG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32인치 OLED 모니터 모습. /LG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최근 게이밍 모니터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는 세계 최초 4K 해상도 240㎐ 오디세이 네오 G8, 전용 화상 카메라와 사물인터넷(IoT) 허브 기능을 담은 스마트 모니터 M8, 빛 반사를 최소화하는 매트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고해상도 모니터 S8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모니터용 QD-OLED 납품을 놓고 규모와 시기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OLED 모니터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27인치와 32인치 OLED 모니터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1인 가구와 색 보정 전문가를 겨냥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유럽과 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최신 패널을 적용한 OLED 에보의 예약 판매를 시작, TV 이후 모니터로 OLED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전략이다.

OLED 모니터는 고화질, 고성능을 추구하는 게이밍 제품군을 중심으로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게이밍 모니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후 모니터 시장 성장을 이끄는 고부가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모니터 시장은 전년 대비 9% 이상 출하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게이밍 모니터 성장률은 43% 이상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