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왓챠 등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외국계 OTT가 연초부터 콘텐츠를 쏟아내며 ‘쩐의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콘텐츠는 OTT들이 기존 가입자를 계속해서 묶어두는 한편 신규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히지만, 막대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본력에서 글로벌 OTT 공룡에 밀리는 토종 OTT들은 킬러 콘텐츠를 선보이며 고군분투 중이다.

넷플릭스 2022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넷플릭스

◇ 넷플릭스, 가격 인상 논란 콘텐츠로 맞대응…반전 꾀하는 디즈니·애플

12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해 국내에서 선보일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25편이다. 지난해에는 10편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다.

대규모 콘텐츠 공개를 예고한 만큼 투자액만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넷플릭스가 국내에 투자한 누적액인 1조원에 맞먹는 규모를 올 한해에 쏟아붓는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여 지난해 11월 가격 인상 논란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All of us are dead)'의 해외 버전 포스터. /넷플릭스

실제 올해 1월 가장 먼저 선보인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10일 만에 3억6102만 시간 누적 시청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넷플릭스 역대 시청 순위 5위에 해당한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부사장(VP)은 ‘지금 우리 학교는’을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 로고. /월트디즈니 제공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도 올해 신규 콘텐츠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넷플릭스에 이어 지난해 국내에 상륙한 이 업체들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애플TV플러스의 첫 오리지널 K콘텐츠 '닥터 브레인'. /애플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너와 나의 경찰수업’에 이어 ‘무빙’, ‘카지노’ 등을 선보인다. 애플TV+는 지난해 ‘닥터(Dr.)브레인’에 이어 올해 ‘파친코’를 준비 중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신규 콘텐츠 수에서 특정 업체가 압도적인 상황이다”라며 “절대적 수치가 경쟁을 좌우하지 않겠지만, 그만큼 성공 가능성은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 토종 OTT, ‘킬러 콘텐츠’로 고군분투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으로 대표되는 토종 OTT들은 이용자 유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킬러 콘텐츠’ 제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본력에서 글로벌 OTT에 밀리는 만큼 차별화한 콘텐츠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이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국내 1인당 OTT 이용개수는 2.69개다. 이는 하나의 OTT로는 이용자의 갈증이 모두 해소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OTT는 가입과 해지가 자유로운 만큼 킬러 콘텐츠만 내놓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이용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OTT ‘웨이브’ CI. /웨이브

웨이브는 올해 약 20편의 영화, 드라마 등을 내놓는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트레이서’ 등이 나쁘지 않은 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이어 ‘젠틀맨’, ‘데드맨’ 등 오리지널 영화도 대기 중이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쏟아 별도 제작사를 설립하고 독자 콘텐츠를 제작한다.

왼쪽부터 '술꾼도시여자들' 주연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 /티빙

티빙 역시 올해 약 20편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해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등 킬러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들을 묶어두기 위한 차원이다. 콘텐츠 제작 투자 자금은 약 2000억원 이상이다. 올해 티빙 가입자 목표는 400만명으로 잡았다.

쿠팡플레이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쿠팡플레이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인기를 끌었던 SNL 코리아 시즌1 제작비만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부작으로 회당 12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올해는 오리지널 드라마 ‘두 번째 안나’, 다큐멘터리 ‘로드 투 카타르’ 등을 준비하고 있다.

왓챠도 올해 드라마·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15편 이상 공개한다.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의 컨트롤타워로 출범한 스튜디오지니는 올해 10편 이상의 제작 라인업을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