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SE 3세대의 외형을 예상한 사진. /렛츠고디지털 캡처

애플이 40만~50만원대 중저가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SE 3세대’를 오는 4월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장 저렴한 5G 아이폰이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기, 비슷한 가격대의 갤럭시A 신제품으로 맞대결을 준비한다. 전 세계 5G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양사의 5G 스마트폰 경쟁이 플래그십(고급형) 제품군에서 중저가 제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4일 폰아레나 등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4월 아이폰SE3를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2020년 출시한 아이폰SE2 이후 2년 만의 SE 시리즈 신제품이자, 시리즈 첫 5G 모델이다. SE 시리즈는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칩)를 쓰면서도 구형 모델 부품과 디자인을 재활용해 가격을 낮춘 모델이다.

유출 정보에 따르면 아이폰SE3의 미국 출고가는 399달러(48만원)로, 국내에선 전작(55만원)과 비슷한 가격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애플 플래그십(고급형) 최신 제품인 아이폰13 시리즈에도 쓰인 A15바이오닉이 AP가 들어가고, 4.7인치 크기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한 화면과 물리 홈버튼을 가진 구형 모델 아이폰8의 폼팩터(외형)를 따를 걸로 예상된다.

삼성 갤럭시A52s 5G. 다음 달 후속작 갤럭시A53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은 올해 갤럭시A13, A23, A33, A53, A73 등 중저가 5G 스마트폰 출시를 연달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A53은 출시 시점과 가격이 비슷한 아이폰SE3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 엑시노스나 퀄컴 스냅드래곤을 AP로 탑재하고 전작과 비슷한 6.5인치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화면, 120㎐(헤르츠) 주사율(1초 동안 화면에 표시되는 이미지 수), 5000mAh 배터리, 6GB(기가바이트) 램(RAM) 메모리, 쿼드(4개) 카메라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갤럭시A52s)의 출고가는 한국 기준 59만9500원이었다.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54%)이 5G 스마트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카운터포인트리서치), 양사는 아직 5G 스마트폰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인도, 동남아 등 신흥국을 겨냥해 중저가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북미, 유럽, 중국 등 5G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된 시장에서는 기대했던 5G 교체 수요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라며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과 같이 아직 5G 교체 수요가 풍부하고, 가격에 민감한 신흥 시장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5G 모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제조사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전년 대비 성장률. /카운터리서치포인트 제공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보다 121% 증가할 동안, 중저가 제품을 내세운 중국 리얼미(831%), 오포(165%), 비보(147%), 샤오미(134%) 등이 가파른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은 이런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5G 스마트폰 시장 1위 애플을 추격해야 하는 입장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아이폰12 흥행에 성공한 애플이 25.4%로 1위, 샤오미(15.6%)가 2위, 삼성(14.7%)이 3위를 차지했다. 오포(14.4%), 비보(11.1%)가 삼성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