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원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혔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TV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프리미엄 TV 제품군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미니발광다이오드(LED)의 경쟁으로 올해가 TV 구입의 적기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TV 출하량은 작년 2억1000만대보다 3.4% 증가한 2억1700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서 TV 제조사들이 수익은 낮은 중·소형 TV를 수익성이 높은 대형 TV로 옮기면서 전체 생산이 줄었으나, 올해는 LCD 가격 안정으로 중·소형 TV 출하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게 트렌드포스 예측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시장은 40~59인치의 중형이 55%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이어 39인치 이하 소형 TV가 25%를, 60인치 이상 대형 TV는 20%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올해 미니LED를 포함한 LCD TV가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OLED TV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미니LED TV는 글로벌 TV 판매 1위 삼성전자가, OLED TV는 LG전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중이다. 밥 오브라이언 DSCC 분석가는 "올해는 TV를 구매해도 좋을 해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DSCC는 프리미엄 TV를 가격별로 가장 고가에 마이크로LED TV(삼성)를, 중간에 최근 양산을 시작한 퀀텀닷(QD)-OLED(삼성, 소니) TV, 이어 화이트(W)-OLED(LG, 소니 등), 미니LED(삼성, LG, 중국 업체 등) TV 순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 가운데 마이크로LED TV는 가격대가 1억원쯤으로 비싸, 주류로 올라서긴 아직 어려운 상태다. QD디스플레이 TV는 아직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소니는 QD-OLED TV에 '브라비아 XR A95K'라는 이름을 붙이고, 55인치와 65인치로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가격이나 공식 출시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모델명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따라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TV 시장은 W-OLED와 미니LED가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W-OLED는 TV의 발광원으로 쓰이는 유기 소자가 흰색(W)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빛을 구성하는 적(R), 청(B), 녹(G)색은 컬러필터로 구현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생산에 흰색 소자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QD-OLED는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쓴다. 여기에 적녹청(RGB)의 QD발광층을 더한다. DSCC는 삼성전자가 QD-OLED TV 가격을 5000달러(약 600만원)선으로 책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의 아주 미세한 LED를 발광원으로 쓴다. 컬러필터를 거치치 않고 직접 적녹청(RGB) 빛을 내기 때문에 가장 자연색에 가까운 화질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너무 작은 LED를 균질하게 배열하는 것이 관건이고, 이 때문에 아직 패널 제조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기존 76·85·93인치 마이크LED TV의 크기를 각각 10인치 올려 판매할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부회장은 "마이크로LED는 지난해 말 완성한 멕시코 공장과 올해 3월 완공 예정인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지면 모든 제품을 쉽게 보고,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LG전자도 올해 말 마이크로LED TV를 선보이기로 했다.